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 - 최신 신경생물학과 정신의학이 말하는 트라우마의 모든 것
폴 콘티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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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한 개인의 인생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

지난겨울 겪었던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 지금까지도 내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엄마와 단둘이 집에 있던 어느 날, 엄마가 의식을 잃었다.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입술까지 창백해진 엄마가 쓰러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이후로 꽤 오랜 시간 엄마를

혼자 둘 수가 없었다. 다행히 의식은 금방 돌아왔고 얼마 후 병원 진료를 시작했지만

내가 그 순간에 발견하지 못했다면...이라는 생각에 두려워하며 전전긍긍했다.

1 년이 지난 지금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엄마가 쓰러지던 모습이 슬로 모션으로 떠오른다.

당시 내가 겪은 심리적 스트레스는 불안감과 우울감으로 나타나 현재도 괴롭히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트라우마의 파괴력과 유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트라우마를 물리치기 위한 사회적, 개인적 해법을 소개한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동생의 자살을 계기로 정신의학을 전공한 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트라우마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해법을 공유한다.

트라우마는 각자의 감정과 기억을 변화시켜 문제의 원인을 자신으로 향하게 만든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사례를 통해 트라우마가 다양한 형태로 삶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내면의 상처는 점점 더 부풀어 올라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까지 해를 끼친다.

저자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거진 인종차별과 불평등 문제가 트라우마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우리 몸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점차 약해지게 되고

우울증, 불면증, 면역력 저하, 자살 충동 등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진다.

트라우마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책에서는 각자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예방책을 제시한다. 그 첫 번째가 '트라우마를 알아채는 것'이다.

병원 진료 때마다 의사가 내게 하는 말도 바로 이거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 스스로 파악하는 것. 그래야 온전한 치유가 가능하다고 수없이 강조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트라우마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책의 내용과 내 경험이 더해져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으며 이제는

내 안에서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하는 촉발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보려 한다.


트라우마는 고통뿐 아니라 건강과 행복에 대해서도 눈을 감으라고 속삭인다. 트라우마는 거대한 지우개이자 가장 귀한 것을 훔쳐 가는 도둑이고 인감임을 의미하는 모든 것을 다 잊게 하는 바이러스다.

p. 280


트라우마가 뇌를 변화시키고, 세상의 중요한 양상을 우리가 보지 못하도록 숨긴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 사색, 타인과 경험과 인식을 나누기, 필요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기 등이 여기에 도움이 된다.

p.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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