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방송에선가 유럽의 두 나라가 바닥에 그려진 선으로
국경이 나눠지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철책이나 높다란 벽 없이 한 발짝을 움직이면 다른 나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었다.
국가를 지정학적으로 구분 짓는 국경은 가변적이다.
특히 산맥이나 강, 바다로 이루어진 천연 국경은 현재의 기후 변화로 인해
명확하게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생긴다.
현재 세계는 이러한 국경을 토대로 국가들은 미래를 위해
그리고 생존을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지정학적 의미의 국경 중요성부터 디지털의 발달로 인한 스마트 국경,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팬데믹을 반영한 바이러스 국경까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툼과 대치의 긴장 상태를 알려준다.
이러한 다툼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계속되는 도발,
DMZ라는 무인지대 등 우리도 국경전쟁의 한복판에 있기는 마찬가지다.
저자는 국경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섬나라, 공유지의 비극을 보여주는 바다의 국경은 물론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국가 간 무한 경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경전쟁을 통해 국가 간 벌어지고 있는 자원 쟁탈전의 단면을 보여준다.
어느 곳의 국경은 한걸음 만으로도 충분히 지나다닐 수 있고
또 다른 곳의 국경은 삼엄한 경비에 둘러싸여 목숨을 걸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상에서 국경은 정치적인 문제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기도 하지만
기후 변화와 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그 경계가 허물어지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쟁점들을 국경을 소재로 풀어낸 점이 재미있었다.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 국경을 넘어선 협력과 공동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국경 간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는 더 나아가 기후 변화로 인해 앞으로 닥쳐올 위기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
국경을 넘어 함께 모색해야 할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국가의 미래를 지정학적 의미의 국경을 넘어 다양한 방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