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구나. 뭔가 안심이 된다.
당당하면서도 유쾌한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나도 덩달아 기분 좋음을 느낀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풀어낸 그녀의 글을 읽으며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작가는 타인의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며 공감할 수 있는 독특한 시간을 갖게 해 준다.
꽤 오래전에는 나도 제법 일기를 썼었다.
어느 날 이삿짐을 정리하다 한창 예민한 나이에 썼던 일기장을 발견했다.
반가운 마음에 다시 읽어본 후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며
다시는 일기 따위는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누군가는 추억의 기록이니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지만
과거의 일을 다시 읽는 그 순간의 부끄러움은 온전히 내 몫이 된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오글거림과 당황스러움을 또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그런 경험 때문에 타인의 일기를 읽는 것이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일기란 대체로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글로 가득하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이 쓴 글 중 일기가 가장 재미있다'면서 세상에 내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 글을 읽으며 잠시나마 소설가 친구가 생긴 것 같다는 유쾌한 착각에 빠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