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상처받았나요? - 상처 입은 사람에게만 보이는 술 빼고 다 있는 스낵바가 문을 연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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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사람에게만 보이는 스낵바가 있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눈에 띈 스낵바.

이곳을 발견한 사람들은 독특한 주인장이 맞이하는 스낵바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는다.

스낵바 딱따구리의 주인장 '도코'는 찾아온 손님들에게 음료를 건넨다.

그런 다음 춤을 추거나 끝말잇기를 하고 백지를 보며 마음 내키는 대로 낭독을 한다.

때로는 노래를 부르기도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면서 지친 영혼에게 기운을 건네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손님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회사원, 가정주부, 매장 직원, 편의점 알바, 고객센터 상담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놀라운 건 이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내가 만난 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말로 상처를 준 적은 없는지 가만히 돌이켜 본다.

마스다 미리의 정겨운 그림과 상처받은 이들을 주인장 방식대로 치유해 주는 과정이 참 좋았다. 때로는 내 안의 상처를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가장이라는 삶의 무게로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혼자 꾹꾹 눌러 담은 상처들이 한계치에 달했을 때 속이 있는 것들을 전부 뱉어내고 싶다.

내게만 오지 않는 행복을 향한 기나긴 기다림 속에서 지쳐갈 때조차 혼자 견뎌야 했다.

그래서였을까. 유독 이번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가 더 따스하게 다가왔다.

주인장이 건네는 따뜻한 핀란드식 커피나 직접 볶은 코코아 가루로 만든 코코아 한 잔과

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위로는 시린 마음에 따스한 온기를 채워준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스낵바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엉뚱하지만 삶의 무게가 담긴 주인장의 한 마디에 절로 웃음이 나는 책이다.

꿈은 이루기만 하면 안 돼.

멀어지지 않도록

등에 동여매고 걸어가야 해.

p.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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