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 - 무심히 저지른 폭력에 대하여
김예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온몸을 다해 지원하고자 애쓰는 공익변호사가 있다.

사회의 소수자를 위해 장애인권법센터를 운영하는 이 책의 저자인 김예원 변호사다.

그녀가 전하는 소수자들의 현실은 참담하다.

제대로 된 보호조차 받기 힘든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현실을 마주하며 그동안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는 "약자니깐 도와주겠다는 시선도 폭력"이라고 말한다.

몸이 불편하거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어땠을까.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무조건 도움을 주어야 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건 아닌지, 도움을 주는 상황에서 스스로 우월감에 빠졌던 적은 없는지

자꾸만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다 읽기까지 다른 책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장애인은 소수자일 수는 있지만 '약자'로 불릴 이유는 없다. 사람의 얼굴이 제각기 다르듯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도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모두 다르다. '약자'라는 말로 납작하게 표현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이다. '도와줘야 하는' 장애인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감탄하고 배우고 싶은' 한 사람으로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실천해 보면 어떨까.

p. 86


저자는 정상인과 비정상인을 누가 나누는지, 누군가가 타인에게 맞아도 되는 상황이란

언제인지 등 각자가 생각해 볼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그녀의 경험담에서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진실된 태도에 대해 배운다.

누군가는 그녀의 이런 행동에 불평을 한다. 혼자만 정의로운 척하는 건 아니냐는 비아냥은 덤이다.

그녀는 전투력을 불태우며 아닌 건 아니라 목소리 높여 얘기하고

소수자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이야기를 들어주다.

현실에 이런 변호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평범한 이웃이 저지르는 폭력에 화도 났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그 당연한 태도를 왜 알지 못할까. 답답한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

다름을 인정하고 약함을 이해하고 할 말은 정정당당하게 하는 삶의 태도를 마음 깊이 새겨본다.

사람들은 살아가며 수많은 상황에 휘말리고 때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일을 겪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결국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그냥 내 모습'을 찾아간다. 다름 사람과 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답게 반응할 때, 내 앞에 벌어진 일에 귀를 기울이며 나를 스스로 사랑해 줄 때 그 사람만의 온전함이 빚어진다고 믿는다.

p.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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