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전공자가 전해주는 낯선 세계로의 여행. 그 여행을 떠나기 앞서 잠시 상상해 본다.
핑크색 포인트 슈즈를 신고 허리에는 흰색 튀튀를 두른 다음
가벼운 몸놀림으로 우아하게 팔과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내 모습.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내 모습을 떠올리며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녀는 발레 전공자로서, 발레 무용수로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다.
우아하고 아름답게만 보이는 발레를 선보이기 위한 그들의 피나는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연습실은 파스와 땀 냄새로 뒤덮이고
평생 동안 혹독한 다이어트를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예술이 아닌 직업으로서 발레 이야기는 처음 들을 수 있었다.
발레리나 엄마로서 육아의 곤란함과 사회적 한계, 유색인 무용수에 대한 차별,
턱없이 부족한 직업 무용단으로의 취업, 값비싼 레슨비와 발레용품 등
우아하고 고급스럽고 역사와 전통이 있는 발레 무대 뒤편의 모습은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프로의 세계란 어떤 곳인지, 잘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겨둔다.
발레라는 낯선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공감 가는 저자의 이야기,
그리고 '강한'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진 예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