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모험 - 청춘의 산티아고 순례 에세이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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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꾸는 인생의 로망이 있다. 나에게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그러하다.

꽤 오래전부터 죽기 전에 한 번은 순례길을 걷고 싶다는 바람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미 마음만으로는 10번도 넘게 다녀왔지만 아직 용기가 나지 않아 생각에만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일까. 저자의 순례길 여정을 따라가면 유독 감정 이입을 많이 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자세하고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는 길 위에서 두 개의 순례를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걸어가야 하는 육체적 순례와 문장을 남기며 소설을 완성해야 하는 정신적 순례.

그래서 그의 배낭에는 노트북과 카메라, 소설책까지 담겨 있었다.

저자는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를 고스란히 감당하며 묵묵히 걸어간다.

그의 여정은 새로운 것들 투성이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던 낯선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사실을 깨닫는다.

함께 만난 사람들은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어 끈끈한 연을 이어간다.

900 km의 산티아고 순례길 위에서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엇을 찾아 그토록 긴 시간을 걸어가는 걸까. 나는 과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어쩌면 이번 생애에 결코 알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저자의 글이 더 간절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고백한다. 목적지인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 그저 덤덤했다고.

그의 현실적인 고백은 간절히 원하던 목표가 사실은 별것 아닐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오히려 목표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한 청춘의 고독과 도전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어깨를 짓누르던 무게는 결코 떼어낼 수 없는 나 자신의 일부라는 것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삶 그 자체라는 것을.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갈구하고 싶어 찾아온 순례길 위에서도,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일 수밖에 없었다.

p. 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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