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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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고문 경찰이었던 90대 노인이 경기도에 있는 한 폐가에서 처참히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그가 발견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살던 곳이었다.

그는 과거에 독립운동가들에게 행했던 끔찍한 고문을 그대로 당한 채 숨이 끊어졌다.

과연 누가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 걸까. 이후에도 계속해서 부패 권력자들이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범인을 찾기 위해 용의자의 신병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검경 수사대.

이들의 감시망을 피해 계속해서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집행관들.

그들은 치밀하고 잔인하다. 철저한 준비를 하고 악당에게 처벌을 내리지만

어떤 경우에도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럼에도 읽는 동안 속이 후련했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을 기대했던 게 아니었을까.

적폐 세력들의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등장한다. 검찰, 언론, 국회의원, 심지어 사법부까지

이 나라에서 부패하지 않은 기득권을 찾을 수 있을까. 왜 이들은 잘못을 하고도

마땅한 처벌을 받지 않는 걸까.

언제쯤 이 세력들을 이 땅에서 완전히 몰아낼 수 있을까.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법의 심판을 교모하게 빠져나가는 이들의 행태를 볼 때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답답하고 꽉 막힌 현실이기에 이 책이 유독 살갑게 다가왔다.

영원히 사라져야 할 부패한 권력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처단하려는 집행관들과

이들을 막으려는 검찰의 추격전이 이어지면서 이야기는 절정으로 향한다.

집행관들의 행위는 분명 살인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들을 욕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시대 영웅이라 칭하며 후련함을 느낀다.

언제부턴가 정의의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하는 법이 불의를 옹호하고 부패한 권력자들을

보호하는 도구로 사용되면서 법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기본적인 상식조차 무너진 세상에서

집행관들의 등장은 가슴이 뻥 뚫리는 통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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