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픽 #02 - 멋진 신세계, 2021.1.2.3
문지혁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에픽(epiic)은 "모든 텍스트는 문학이다"라며 등장한 다산북스의 문학잡지다.
내러티브 매거진이라고도 하며 픽션과 논픽션을 모두 다루는 새로운 형식을 보인다.
특이하게도 단어 epic에 i가 하나 더 붙어 있는 제목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하나의 내가 다른 나와 만나면서, 즉 i+i가 되면서
이야기가 생겨난다는 심오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읽은 에픽 #02의 부제는 "멋진 신세계"다. 멋진 신세계를 떠울리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미래 세계를 풍자한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리는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식한 우울한 세상을 버티고 견뎌냈다.
바이러스 통제를 위해 억압과 통제가 계속된 상황은 충분히 디스토피아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커버스토리에서는 이러한 디스토피아를 책과 관련하여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세상에서 책의 존재와 가치에 대한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철저하게 고립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쩌면 책은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꿀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각자가 원하는 이상향을
책을 통해 찾을 수 있다면 우울한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것이라 여긴다.
이 밖에도 밀리터리 덕후가 된 소설가의 고백을 읽으며 과거 덕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고 여성 노숙인의 삶과 응급실의 급박한 현실을 읽으며 내가 모르는 세상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오고 가는 에세이와
도서 리뷰 또한 신선한 재미를 안겨 주었다.
에픽은 문학잡지는 지루하고 글자만 가득할 거란 편견을 단숨에 깨뜨렸다.
다양한 읽을거리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무한한 긍정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2020년 디스토피아가 지나가고 새롭게 시작된 2021년에는 각자가 원하는
멋진 신세계를 만끽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