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ㅣ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전작에서 로켓엔진 밸브 계발에 성공한 쓰쿠다 제작소가 이번에는 인공 심장판막 개발에

도전한다. 변두리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기술력만큼은 최강인 쓰쿠다 제작소가 어떻게

성공을 거둘지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됐다. 거기다 로켓엔진 밸브와는 관련성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인공판막이라니... 새로운 도전이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 궁금했다.

역시나 세상은 쉽지 않다. 작은 기업을 상대로 벌인 대기업의 불공정한 횡포는 여전했고

순조롭게 여겼던 기존의 거래처마저 경쟁입찰이라는 방식을 도입하여 쓰쿠다 제작소에

위기를 안겨 준다. 게다가 젊은 기술자는 사장의 경영방침에 반기를 들고 경쟁 업체로

스카우트되면서 내부 기밀을 빼돌리게 된다.

하지만 쓰쿠다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심장병 환자를 위한 인공판막 '가우디'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된다. 좌천당한 지방 병원의 의사, 죽은 딸아이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개발에 참여하는

지방 소기업 사장, 그리고 최강의 기술력을 가진 쓰쿠다 제작소가 모여 통쾌한 한방을 날려준다.

위험한 일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 특히 어린 심장판막증 환자들에게

맞춤형 인공판막을 개발하는 건 대기업도 쉽게 뛰어들 수 없는 일이다.

실패에 따른 리스크도 크고 실제 임상에서 허용되기까지 기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가우디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은 이 일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고 용기를 냈다.

엘리트주의로 똘똘 뭉친 기업과 출세만 바라보는 대형 병원 의사의 방해 공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위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갔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을'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들이 멋지게 성공했을 때 짜릿한 쾌감을

이번에도 느낄 수 있었다. 변두리 작은 중소기업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가슴 답답한 뉴스만 나오는 세상에서 변두리 로켓은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안겨준다.

쓰쿠다 제작소가 어디까지 진화할지 다음 책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