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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링 - 집을 온전히 누리는 법,
애나 맥거번 지음, 샬럿 에이저 그림, 김은영 옮김 / 유영 / 2020년 11월
평점 :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가만히 있는 것이 진정한 휴식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조금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방구석 생활 가이드에 눈길이 갔다.
빈둥거림을 뜻하는 단어 포터링(pottering)을 이 책에서는 즐겁게 자유롭게 몰두하는 것이라고
재해석했다. 어렵지 않다. 키우는 식물의 잎사귀를 쓱쓱 닦아주거나 주전자에 찻물을 올리거나
물건의 위치를 바꾸는 등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면 된다.
다만 포터링에는 기본 원칙이 있다. 있는 것을 활용하기. 너무 애쓰지 않기, 조금만 움직이기,
동네 즐기기, 그리고 디지털기기를 멀리하기.
이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면 된다.
집안에서 언제 어느 곳에서도 원하는 시간만큼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온전히 내가 좋아서 하는 일에 의미를 둔다. 그러면서 각자에게 소중한 행복인 무엇인지
떠올리게 만든다. 매일이 지겹다고 느껴지거나 재미가 없다고 느껴진다면
각자가 있는 공간에서 포터링을 해볼 수 있다. 나를 위해 찻물을 끓이는 것부터가
행복의 시작임을 느낄 수 있다면 진정한 포터링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정해진 계획이나 목적 없이 즐겁게 몰두하는 일이라 말하지만
나는 포터링을 즐기기 위해 벽지를 미리 주문했다. 눈에 거슬리는 거실 한쪽 벽면을
새하얀 벽지로 깨끗하게 붙이고 싶어졌다. 날이 추워지면서 몸이 자꾸만 움츠려들기에
날짜를 정하진 않았다. 다만 재료가 있다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주문부터 하기로 했다. 만약 언제 얼마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
분명히 하지 않을 핑계를 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내 마음이 내키는 순간 잠깐 몸을 움직여 해보려 한다.
우아한 빈둥거림이 때로는 필요한 순간이 있다. 빡빡하게 짜인 삶에서
잠시나마 이런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쉬는 법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에게 휴식의 즐거움과 여유를 알려준 책이다.
p. 52
포터링은 뭔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랍니다. 그래서 움직이되 디지털기기를 멀리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 한 가지 기억할 것은 포터링은 좋아서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p. 160-161
포터링은 어디서든 할 수 있어요. 원하는 만큼, 시간이 되는 대로 하면 돼요. 하고 안 하고는 당신 마음이에요. ... 생각을 바꾸는 건 하루 중 잠깐이면 돼요. 어디서든 할 수 있고 자신의 행동이 포터링인지조차 모를 거예요. ... 소소한 포터링은 언제나 즉흥적으로 일어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