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기만의 공간 - 나를 이루는 작은 세계
유주얼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11월
평점 :
서른 중반에서 마흔을 향해 가는 평범한 보통 사람의 자기 고백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고단한 하루의 끝에서 온전히 쉴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평범한 일상을 다정하게 풀어 낸다.
자신이 고른 행복들로 공간을 가득 채우면서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준비한다.
이런 시간들이 하나둘씩 모여 인생의 한 페이지를 채운다.
그녀가 살아가는 공간을 엿보는 일은 즐거웠다. 내 공간과 비교하면서 서로의 인생을
살펴보게 되었다. 그녀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집 안을 정리하고 청소를 한다.
하지만 퇴근 후 하는 일은 꽤 힘겹다. 이미 지친 몸과 마음으로 집까지 정리하고 나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가게 된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스스로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였고 집안일이 끝나면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녀에게 공간은 무조건 내 편이 되어 보듬어 주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가만히 내가 있는 공간을 둘러보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동생이 독립하면서
자연스레 작업실이 생겼다. 불필요한 것들은 죄다 버리고 책상을 정리하고 필요한 장비를
마련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가구 위치를 바꾸며 틈틈이 나를 위한 공간으로 바꿔 나갔다.
문을 열고 나가면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지만
이 방에서만큼은 나름대로 옷도 차려입고 일도 하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온전히 나를 위한 세계를 구축하며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마음이 편해지는 책을 읽었다. 솔직한 자기 고백에 찡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모두에게 서툰 처음은 나의 처음을 떠올리게 했다. 20대와 30대의 친구란 어떤 존재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이기적인 다짐도 해본다. 모두가 자기만의 공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p. 116
혼자 사는 사람의 삶에선 출세와 승진 말고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좋은 일이 일어나길 기다리는 대신 나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 결혼과 출산을 건너뛰어도 된다면, 아이를 기르는 육아(育兒) 대신 나 자신을 기르는 육아(育我)를 하며 지낼 것이다. 나 하나 들여앉힐 자리도 빠듯한 깜냥이 이제는 조금 더 넉넉했으면 싶어서다.
p. 150
내가 결정한 삶의 목표는 그 용기와 경험들을 축적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도 하면서 즐겁게 사는 것이다. 매일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건네는 격려 속에 그들이 병과 상관없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