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는 소
아이바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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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나카노 역 앞 선술집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수의사 아카마와 산업폐기물 처리업자 니시노.

미해결 사건을 전담하는 계속수사반의 베테랑 형사 다가와가 이 사건을 맡게 된다.

이 책은 생산과 유통, 지역 상권의 몰락과 식품 위조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낱낱이 파헤치는 사회파 미스터리다.

애초에 이 사건은 초동 수사부터 잘못되었다. 베테랑 형사는 자신의 특기인 탐문 수사를

시작으로 두 피해자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 목격자를 만나고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그리고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수록 끔찍한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다양하게 있지만 먹거리로 장난치는 사람이

가장 질이 나쁜 악당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큰 줄거리는 식품 안전을 다루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 있었던 미트 호프 사건을 모델로 하여 식품 업계의 감춰진 이야기를 드러낸다.

우리가 먹는 다양한 식재료에는 식품 첨가제가 첨가된다.

안전 기준을 통과한 적절한 양의 식품 첨가제는 맛을 풍부하게 하여 먹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떤 재료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비양심적인 소수의 악당들은 이 점을 악용하여 소비자의 식탁을 위협한다.

단지 소설이라 여기기에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여기에 경찰 고위직의 세력 다툼과 대형 유통 산업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지역 상권이

몰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까지 적나라하게 더해진다.

어두운 현실을 책에서도 마주하게 되니 답답한 마음에 한숨이 났지만

작은 수첩 하나에 보고 들은 모든 정보를 깨알같이 적어가며 수사를 하는

다가와 형사의 모습을 보며 조금이나마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져 본다.

성실하고 끈질기게 사건을 파헤쳐 가는 그를 보며 부조리한 현실에서도

분명 누군가는 이렇게 세상에 진실을 내보이려 노력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거대한 음모의 내막이 밝혀지고 범인을 잡고 죗값을 치르게 하지만

사회 깊숙하게 뿌리내린 권력 카르텔에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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