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 상처받기 쉬운 당신을 위한, 정여울의 마음 상담소
정여울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10월
평점 :
삶이 힘겨운 이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주는 따스한 책이다.
정여울 작가는 어린 시절 아픔이 어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치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다정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내 안의 상처를 마주하고 아프지만 외면하지 않고 트라우마를 대면하면서
조금씩 쌓여 있던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면서 좀 더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내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엔 무심해 보이고 강해 보이지만 내 안에도 감춰진 상처들이 많이 있다.
어린 시절 소심한 성격 탓에 작은 비난과 실수에도 마음 졸이며 움츠러들곤 했었다.
대학을 들어가면서 활달한 성격처럼 보이려 노력했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상처는
아물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고 실수나 잘못은
스스로가 용납하지 못했다. 악착같이 완벽해 보이려 억지로 애를 쓰다 보니
마음의 병이 점차 커질 수밖에 없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을 쉬기 힘들어서
몸이 고장 난 줄로만 알았다.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다 해도 신체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우연히 들어간 정신의학과에서 웃기지도 않은 병명을 들었을 땐 화가 났다.
진료실에서 상담을 하던 의사 선생님과 격하게 말싸움을 했었다.
아직 화를 내는 거 보니 견딜만해 보인다며 약 처방은 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말에
억울하고 속이 상해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도 가끔씩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곤 하지만 병명을 알게 되니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정여울 작가는 자신의 내면을 보듬는 과정에서 글쓰기라는 방법을 제시한다.
자신이 글쓰기로 위로받았듯이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도 스스로에 대해 글을 써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게 되고 상처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게 되면서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어린 시절 읽었던 <작은 아씨들>이나 다양한
명화를 통해 상처와 치유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해석하여 풍부한 읽을거리를 전해 준다.
힘겨운 세상에서 마음이라도 편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더 이상 나를 측은하게 여기지 않고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하다고 격려하고 싶다.
작가가 건네준 작은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는 시간을 통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