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지음, 한원희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불완전한 여자 조애나 틸(조), 마음이 병든 남자 개브리엘 내시(게이브),

그리고 이들 앞에 나타난 상처투성이 어린 소녀 얼사 메이저.

완벽하지 않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소설이다.

남자와 여자는 각자가 가진 슬픔과 아픔 때문에 세상에서 소외되기를 자처했고

자신이 외계에서 온 아이라 주장하는 어린 소녀는 끔찍한 현실에서 도망쳐

자신의 기억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엄마의 죽음과 동시에 자신의 몸속에서 커지고 있던 암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자칭 암 생존자라 말하는 조애나 틸은 여자로서 자신의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숲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한 키니 산장에서 예비 조류학자로서 연구 중인 여자는

시골의 달걀 장수인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외계에서 온 어린 소녀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 어린 소녀는 말한다.

자신이 다섯 가지 기적을 보게 되면 원래 있던 별로 돌아갈 것이라고.

골치덩이라 생각했던 작은 소녀의 정체가 궁금했다.

정말 외계인인지, 아니면 남자와 여자를 이어주는 큐피드인지.

그리고 마침에 소녀가 가진 비밀이 드러났을 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아이가 감당할 수 없었던 끔찍한 현실과 살아남기 위해 이어온 여정에 마음이 아팠다.

마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불완전한 세 사람의 결말이 궁금했다. 조애나의 둘도 없는 친구 태비,

게이브의 누나 레이시 등 현실적인 캐릭터들 또한 이 책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상처 입은 영혼들이 진정한 행복을 찾은 따뜻한 이야기에 잠시나마 위로를 받는다.


p. 417

“내가 죽어도 슬퍼 마. 그건…… 내가 아니거든.”

아이가 말했다.

“너 안 죽어!”

“알아. 이젠 가, 갈 수 있어. 기적 다섯 개를 봤으니까. 그렇게 돼도 슬퍼 마.”

“얼사, 정신 차려!”

“응……. 근데 미안해. 어쩌면……, 어쩌면 별로 돌아가야 할지도 몰라.”

아이가 웅얼거렸다.

“언니……. 별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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