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수학 - 수학이 판결을 뒤바꾼 세기의 재판 10
레일라 슈넵스.코랄리 콜메즈 지음, 김일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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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이 지나면 수학이 쓰일 일은 크게 없다고 생각했다.

덧셈 뺄셈과 같은 사칙연산은 어디서든 유용하게 쓰이지만

확률이나 지수와 같은 용어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수학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수학적 오류로 인해 결백한 사람이 범인이 된 10가지 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1998년 영국에서 두 아이가 한 살을 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같은 엄마가 낳은 두 아이가 연달아 사망할 확률을 7,300만 분의 1 이었다.

당연히 법정은 아이 엄마를 범인이라 확신했고 구속했다.

소아과 의사 로이 메도 박사의 증언으로 재판은 엄마에게 불리하게 진행되었다.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은 배심원들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4년 후 아이들의 사망 원인이 밝혀지면서 엄마의 억울한 누명이 벗겨졌다.

아이 엄마는 두 아이를 잃은 원통함에 더해 살인자라는 오명까지 써야만 했다.

통계의 심각한 오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이 옳다 주장한 메도 박사의 오만함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진 이 사건은 수학의 오류가 한 개인과 한 가정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대표적인 사례로 종종 등장한다.

수학자들조차 오류를 범하는 잘못된 인식을 과연 수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알아낼 수 있을까.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만들어버린 수학의 무서움을 새삼 깨닫게 되는 사건들을 통해

특히 법정에서 수학적 개념을 어디까지 적용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을 안겨 준다.

비교적 답이 분명한 수학이 잘못 적용되었을 때 한 사람의 인생 또한 끔찍한 결말에 직면하게 된다.

객관적이고 명쾌한 정답 덕분에 무조건 옳은 것이라 맹신한다면

이와 같은 끔찍한 오류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읽으며 올바른 수학적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해 보이는 수학조차 계속해서 오류를 만들어낸다.

수학을 어렵다 생각하며 멀리하지 말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사고를

키우는 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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