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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관계를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착하지 않지만 적당히 착한 척해야 할 때가 있고 상처를 받았지만 쿨한 척 괜찮은 척
나를 포장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진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하게
되고 언제까지 이 '척'을 계속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이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관계라는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주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을수록 공감도가 증가하는 건 나 또한 비슷한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상하 관계를 강요하는 사람들이나, 걱정해 주는 척 타인을
무시하는 사람들이나, 지나치게 개인 신상을 물어보며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얼렁뚱땅 넘어가는 사람들. 그들 앞에서 나는 얼마나 가식적인 웃음을 보였을까.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사회생활에서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직급이 높은 사람들에게
꽤 좋은 평판을 받았다. 그러기 위해 나는 얼마나 나를 감췄던 것일까.
정작 내 마음은 그 사람들 때문에 매일 눈물이 마르지 않았고 상처는 덧나기만 했었는데 말이다.
내 안에도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이 좋다. 서로가 경계하며 가식적인 미소를 짓지 않아도 되는 지금 내 상황이 참 좋다.
비록 나는 그들을 떠나는 길을 택했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는 이들에게
이 책은 편안한 위로를 건네줄 것이다. 내가 중심이 되어 관계를 다시 만들고
불필요하고 잘못된 관계는 적절하게 편집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제대로 구분하고 싶다면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p. 46
사회 초년생 시절의 나는 너무도 만만해서, 좋은 게 좋은 거란 후려치기에 어물어물 넘어갔지만 이제는 못 들은 척 못 본 척 넘어가지 않기로 했다. 대물림은 끝이 없다. 짬밥의 힘은 이런 데 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말하지만, 너한테나 좋은 거지. 좋게 좋게 넘어가면 언젠가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탈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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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82
나의 성공과 행복은 인맥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마음 편하게 조곤조곤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 내가 나의 진심과 전력을 다해도 조금도 아깝지 않은 몇 명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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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02
적당한 인생만큼 지루하고 따분한 삶은 없으리라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적당히 가늘고 긴 일상이야말로 큰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