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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밤
할런 코벤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수첩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어른이 된 후에 나는 두 괴담이 모두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모론은 좋아한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세상에 드러나는 어떤 사건.
꽤 흥미를 자극한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 작가의 말이 쓰여 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 푹 빠질 것이라는 사실을.
형사 냅은 15년 전의 과거에 갇혀있다. 그날 기차 사고로 쌍둥이 동생 리오를 잃었고
같은 날 여자친구 모라가 사라졌다. 15년이 지난 어느 날 사라진 모라의 지문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의 행방을 찾으면서 그날의 진실을 찾기로 했다.
주인공이 진실에 한 발짝 가까워질수록 이야기의 스케일은 점점 커진다.
그날 밤 누군가는 죽어야만 했고 누군가는 진실을 은폐해야만 했다.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입을 다문 채 살아가야만 했다.
15년 만에 주인공 앞에 모습을 드러낸 모라는 왜 살인사건 현장에 지문을 남겼을까.
마을 근처에 있는 버려진 군사 기지에 숨겨져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여러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하는 걸까.
그들이 감추고 싶은 것이 희생을 당할 만큼 중요한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이어지면서 사건은 빠르게 진행된다.
스릴러 소설을 읽으면 영상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이 책만큼은 꼭 화면으로 보고 싶어졌다. 거대한 음모론과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사건의 전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저자가 직접 대본을 쓰고 넷플릭스에서 영상화 작업을
준비 중이라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주인공의 캐릭터도 이 책의 재미를
한층 배가시켰다. 과거를 벗어나지 못한 채 홀로 고독한 삶을 살고 있지만
냉철하고 영민한 그의 모습은 감정이입에 큰 역할을 했다.
소재부터 캐릭터까지 내 마음을 전부 가져간 책이다.
난 죽어가고 있어, 리오. 죽어가면서 환상을 보고 있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얼굴이었어.
모라의 얼굴.
P. 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