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시작은 아르테 미스터리 9
오리가미 교야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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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보름달 아래 단 한 번 마주친 그녀.

하나무라 도노는 그녀를 잊지 않기 위해 초상화를 그린다.

언젠가 다시 마주할 그날을 기다리며. 그리고 9년 후.

도노는 만나는 사람마다 초상화를 보여주며 그녀는 아는지 묻는다.

다소 괴이한 행동에 친구는 별로 없지만 그가 속한 오컬트 동아리 사람들과

나름의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처참하게 살해된 시신이 발견된다.

동네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다.

세월의 흐름을 찾아볼 수 없게 9년 전 그때 모습을 간직한 그녀, 아카리를.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할 뿐이다. 미움을 살 짓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그러니까 사건이 해결돼도 말없이 사라지지는 마.

언젠가 다시 만날 기회만이라도 줘. 몇 년이 걸려도 상관없어.

9년 내내 좋아했어. 앞으로도 평생 좋아할 거야.

p. 261

평범한 대학생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의 사랑.

그리고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끔찍하고 괴이한 사건.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채 운명을 기다리는 도노의 사랑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마음과

풋풋했던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에 단숨에 읽었다.

흡혈귀를 소재로 한 작품은 좋아하지 않지만 <세계의 끝과 시작은>에 등장하는 흡혈귀는

인간들과 어우러져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설정부터 독특하다.

인간 중에도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흡혈귀 세상에서도 나쁜 짓을 하는

개체가 있고 아카리는 이런 흡혈귀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려는 조직에 속해 있었다.

흡혈귀와 인간의 혼혈로 말이다. 종족 간 삶의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시대를 살아갈 수 없는 두 사람의 사랑이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반전은 있는 법. 마지막 반전에 자꾸만 책을 들쳐보게 된다.

끝나지 않을 두 사람의 미래가, 두 사람이 그려나갈 사랑이 궁금해진다.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면서 9년이나 그리워했다.

하지만 영원한 시간 속에서 9년은 눈 깜빡할 사이에 불과하다.

앞으로 시간은 넉넉하다. 하나무라 도노의 사랑과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된 참이다.

p.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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