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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에게
윤성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평점 :
6명의 작가가 쓴 우리 시대 여자 어른의 이야기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을 온몸으로 버텨온 그녀들의 모습에
읽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소외되고 외면받은 그녀들의 드라마틱 한 삶에서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다.
각기 개성이 다른 6명의 작가는 각자의 감각으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존재를 이야기한다.
남편의 제삿날에 연락조차 없는 자식들에게 서운한 감정을 토로하면서도
손주에게 좋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빌고,
요양원에 입원하고 기억을 모조리 잊게 되어도 손녀 걱정만 하고,
자식을 위해 함께 떠난 외국 생활에서 외로움조차 내색하지 않았던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조건 없는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나는 할머니라는 호칭이 낯설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부르기만 해도
눈물이 나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그리운 이름일 것이다.
현실에 지쳐 잠시 기억 저편에 두고 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그 이름에 담긴
사랑과 역사를 기억해 본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어른 여자들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내 미래를 조심스레 그려본다.
늙은 여자가 될 생각은 없었다. 하루하루 살아 오늘날에 도달했을 뿐이다.
p.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