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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최이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얼마 전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치러진 선거는 국가의 철저한 방역 시스템 하에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이며 찬사를 받았다. 민주주의의 기초이자 뿌리인 투표에 직접 참여하고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현대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다.
이 책은 현대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재앙이 민주정치를 끝장낼 수 있겠지만 그런 사건 자체는 그리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정말로 끔찍한 일은 남은 사람들이 생존투쟁에만 몰두하느라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투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위협에 직면해 무력해졌을 때,
민주주의가 무너질 위험은 얼마나 클 것인가?
저자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은밀한 쿠데타,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
그리고 소수 엘리트에 의한 정보 독점을 꼽았다. 현재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전염병이나 기후 변화,
핵 전쟁뿐만 아니라 정보 기술의 발달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대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를 중년의 위기에 빗대어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종말 할 수 있다는 가정을 세웠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쿠데타로 민주주의가 무너진 역사가 있었지만
현대에도 그러한 일이 발생할지는 솔직히 의문이 든다.
하지만 대재앙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선진국이라 여겼던 여러 나라에서 사회 및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위기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점을 제기하며 민주주의의 대안을 제시한다.
지금 제도가 불안하다면 실용주의적 독재 체체부터 지식인에 의한 정치까지
다양한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비록 정치 체제가 견고하게 민주주의를 이끌어나갈지라도
기후변화나 생화학 테러 같은 사건이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존적 위협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 이 주장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사회 시스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