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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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름도, 학벌도, 성격도, 직업도 다양한 이들이 아등바등 살고 있다.

행운동의 택배를 담당하는 주인공도 그러한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사람.

고단한 몸을 쉴 수 있는 컨테이너를 제공한다기에 택배 일을 시작했다.

일이 없을 땐 술 한잔 마시며 책을 읽는다.

그가 활동하는 행운동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행운동을 담당해서 행운이라 불러달라는 이 남자는 언제부턴가 동네 사람들과 얽히기 시작한다.

담배 한 개비로 시작해서 일주일에 한번 얘기를 하면 백만 원을 준다는 여자.

매주 토요일 오후 8시에 택배를 부탁했던 게이바 직원.

느닷없이 나타나서 경제철학 공부를 하자며 집으로 불러들인 노인.

경찰복을 입고 생수병과 쾌쾌한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 동네 바보 마이클.

가족의 굴레에 갇혀 폐지를 주우며 가난과 궁핍 사이에서 살고자 발버둥 치는 젊은 여성.

같은 택배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 직원들.

이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 조금씩 뒤틀리면서 생각지 못한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을 때

통쾌함과 유머를 느낄 수 있다.

읽을수록 택배 기사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묘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모여드는 이 남자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해할 수 없는 농담 같은 진담을 던지며 자기 할 말은 다 하는 이 남자.

그는 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단한 삶을 살고 있을까.

저마다의 비밀을 간직한 보통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혹한 현실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쳇바퀴 같은 삶에서 희망을 찾기란 힘들다.

그래도 살아간다. 무너질 듯 사라지고 싶은 현실에서도 한 마디 위로의 말에 살아갈 힘을 얻는다.

거짓과 배신이 판을 치고 지워지지 않은 상처가 겹겹이 쌓이지만 기어코 오늘을 살아간다.

치열하게 묵묵히 견디는 이들의 모습에 동질감을 느낀다.

행운이라 불리는 남자의 삶에 끼어든 침입자들, 모든 이들의 인생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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