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 - 엄마가 떠나고 여행이 시작되었다
김지수 지음 / 두사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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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함께, 그것도 남자들만 여행을 떠났다.

오랜 시간 투병하던 엄마가 떠난 후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버지, 아들, 손자는 이 무모한 여행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아들의 고생이 눈에 훤히 보였다.

아직 어린 6살 어린 아들과 60대 나이 든 아버지를 모시고 미국 서부를 향해 떠나는 여정에서

이들의 보호자가 되어야 하는 아들의 심경이 조금은 이해되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아마 내가 그 위치가 되어야 할 테니 아슬아슬한 3대의 여행이 걱정스러웠다.

여행 계획을 짜는 순간부터 위태위태해 보였던 이 여행, 과연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유쾌한 저자의 글을 읽을수록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내가 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60대 아버지보다는 40대 아들을 더 걱정해야 할 것 같았다.

젊은 사람 못지않은 체력으로 여행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혼자 여행을 즐겨하던 중에 가끔씩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을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힘들 것이라는 안타까운 결론을 내려야만 했다.

하지만 3대의 여행기를 읽으며 나도 한번 부모님과 함께 떠나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낯선 도시, 낯선 음식, 낯선 환경에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다양한 해프닝을 겪으며

이들은 아내, 엄마, 할머니의 부재를 조금씩 메우고 있었다.

여행의 기억을 채우는 멋진 사진 또한 이 책을 매력적이게 만들어준다.

광활한 미국의 대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사진 덕분에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떠난 이와 남겨진 이들을 위한 유쾌한 여행기를 읽으며 부모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영원한 삶이란 없으니 언젠가 다가올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직 건강하실 때 가까운 곳이라도 함께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엄마가 떠나고 여행이 시작되었다'라는 부제처럼 이제 이들에게는 새로운 여행이 펼쳐질 것이다.

일상에서 마주하게 될 또 다른 여행은 각자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궁금하다.

힘겹고 슬픈 날, 3대가 함께 했던 여행의 기억이 모두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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