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 - 불평등에 분노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에 열광하다
헬렌 레이저 지음, 강은지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사회주의'는 무서운 것이라 생각했다.

언제부터인지,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단어를 말하는 것부터 꽤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현지 서구에서는 사회주의에 열광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유주의를 지지하던 나라의 젊은이들은 왜 사회주의를 지지할까.

나는 지금까지 사회주의를 오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주 작은 단편을 전체라 여기며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밀레니얼 세대로서 서구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사회주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 보고 싶어졌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선택한 건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인 헬렌 레이저는 거친 표현과 소위 힙한 말투로 사회주의란 무엇인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믿고 있었기에 전 세계적으로 파장이 크게 일어났다. 트럼프를 선택한 미국인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었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엄청난 반전 드라마를 찍을 수 있었을까.

저자는 충격적인 역사의 순간과 당시 미국 내 상황을 설명하면서 사회주의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가난과 정치, 노동자와 부자로 극명하게 나누어진 상황,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

남성보다 적은 여성들의 임금 문제 등 전 세계적으로 우리가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

불평등과 가난에 지친 이들이 그래도 살아가고자 사회주의에 열광하고 있다는 현실이 슬프기만 하다.

깊은 빡침으로 얻은 깨달음(woke)라는 말처럼 내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알게 되면서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되었다.

역사상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첫 번째 세대라는 밀레니얼 세대.

부모 세대만 해도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면 통장 잔고도 늘어가고 집도 장만할 수 있었다.

그런 부모님을 바라보면서 나도 어른이 되면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면서 살아야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다짐은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다.

열심히 일을 해도, 아무리 노력해도, 늘 제자리일 수밖에 없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상위 몇%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현실이 그저 막막하고 답답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래도 살아갈 수밖에.

그저 내 잘못이 아니라 이 사회가 그렇게 생겨먹었다는 사실로 부당한 삶을 위로할 뿐이다.

"기성세대는 패배했다.

이제 여러분들, 다시 말해 밀레니얼 세대가 움직여야 한다. 내가 속한 기성세대에 대한 꾸밈없고 진심 어린 존경을 담아, 여러분과 나는 기성세대가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중략) 정치경제와 동시에 싸우지 않는 한 우리는 평등, 다양성, 포용 등 많은 이름이 부텅 있는 가치를 위한 문화적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다.(p.2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