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마르는 시간 - 그럼에도 살아볼 만한 이유를 찾는 당신에게
이은정 지음 / 마음서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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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록 비참할지라도 모든 것은 일순간 지나간다. 그리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는 것.

(p.57)

나는 오늘도 내 삶을 감사히 여긴다. 이렇게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내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세상은 나를 버렸고 신은 내게 가혹한 형벌을 내리는 중이고 세상 모든 짐은 다 내 어깨 위에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나는 치열한 30대를 보냈다. 가장 빛나야 할 그 순간에 삶에 절망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어느 날부턴가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내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이 생애에는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면 기꺼이 살겠다고.

우리 모두에게 나름의 사정이 있듯이 내가 감당해야 할 사정이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그렇다고 내 삶이 크게 바뀐 건 아니다. 그저 마음이 편해졌을 뿐.

얼마 전 사회에서 만난 친구가 내게 말했다. 내가 쓴 글에서 편안함이 느껴진다고.

늘 쓰던 대로 쓰던 글인데 그 친구는 그 안에서 내 변화를 읽어냈다.

나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긍정적인 변화를 느꼈고 참 다행이라는 말을 건넸다.

나는 그렇게 조금씩 인정하며 세상을 내가 가진 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후회하지 않는다. 그래, 중요한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자존심인데 후회를 하겠나. 그 덕분에 늦게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왔으므로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고, 굽신대야 할 대상도 없다. 긴 세월 지켜온 보람으로 이제야 비로소 내 것들을 하나씩 세상에 내놓는다. 오직 나의 힘으로.

(p.106)

작가가 건넨 따스한 이야기, 가난에 허덕이던 절망적인 이야기, 삶의 무게에 눈물짓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같이 울고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어려운 순간이 있고 그 고비를 넘기면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있듯이

내게도 그녀에게도 삶은 잔인하지만은 않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이야기를 정성스레 꺼낸 이 책에서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는 이렇게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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