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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내 삶도 한 뼘 키워줄까요? - 어른이 되어 키가 컸습니다 ㅣ Small Hobby Good Life 2
곽수혜 지음 / 팜파스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예나 지금이나 내게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참 난감하다.
피아노는 20년 전에 손을 놓았고 운동은 다른 세상 이야기인 내가 하는 대답은
전 국민의 대표적인 취미인 '독서'가 대부분이다.
이런 배경에 성인이 되면서 제대로 된 취미생활을 즐겨 보고 싶어졌다.
그중엔 발레가 있었다. 나와는 정말 어울리지 않은 우아한 몸동작의 그 발레 말이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에는 무용 수업이 있었다. 비록 체육복을 입지만 발에는 토슈즈를 신어야만 했다.
당시에도 유연성과는 거리가 멀었던 관계로 무용 시간은 늘 곤욕스러웠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핑크색 토슈즈를 신고 하얀 타이즈와 시폰 치마를 두르고
나비처럼 가볍게 뛰어다니고 싶은 바람이 나풀거리고 있었다.
2학년 담임 선생님이었던 무용 선생님의 단호한 거절이 있었지만
발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도록 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지금 내가 발레를 하고 싶은 건 그 시절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내 몸 어딘가에 남아 있는 유연성을 찾고 싶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앉아서 생활하면서 비틀어진 자세를 교정하고 싶었다.
그런 내 마음은 이 책을 읽으면서 큰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눈으로 읽으면서도 동작 하나하나에 대한 고통이 느껴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한 셈이다.
하지만 그 경험 속에서 어느새 익숙해지고 우아해진 몸동작을 펼치는 저자의 모습이 부러웠다.
저자에게 발레가 그랬듯이 좋은 취미는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우아한 백조가 되는 건 무리겠지만 내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줄 취미를 찾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