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았다, 그치

참 좋았다, 그치 -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이지은 지음, 이이영 그림 / 시드앤피드 / 2019년 8월

사랑의 아픔을 경험한 게 언제 적인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나에게 사랑은 참 어려운 단어다. 사랑도 어렵고 사랑이 끝난 후 감정은 더더욱 어렵다.

헤어진 후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을 느끼면 온전히 감당해야 했던 씁쓸함.

달콤하고 행복한 이별이 있을 수 있을까. 마음에 생겨난 상처는 또 어떻게 달래야 할까.

오랜 시간 살아왔지만 사랑 문제에서만큼은 낙제점이다.

<참 좋았다, 그치>는 나도 모르는 내 안에 숨겨진 감정을 찾아내 주었다.

이제는 그런 시절이 있었지.. 하는 기억으로 남겨진 이별의 기억을 전해 주었다.

몰랐다면 더 좋았을 감정과 기억들. 누군가에게는 간직하고픈 추억으로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은 악몽으로 남겨진 이별이라는 경험이 내게 준 교훈은 한결같다.

사랑 따윈 믿지 마.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거야.

내게도 가끔씩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이름도, 얼굴도 또렷이 떠오르는 그 사람.

행복한 추억보다 가슴 아픈 기억은 더 많이 남겨준 그 사람.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알게 된 그 감정의 끝은 사랑도 아닌 우정도 아닌 애매한 감정으로 남아 있었다.

나는 그렇게라도 그와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지금은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겠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그리워질 때

괜스레 마음 한편에 아련함을 남겨주는 책이다.

모든 이별의 아픔을 이 책이 떠안아 주었으면 좋겠다.

읽고 나면 행복한 미소와 마음이 후련한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