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김미량 지음 / SISO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21년 동안 이민자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여기까지만 보면 상당히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낯선 땅에서 오롯이 홀로 나아가야 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길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얼마 전 TV에서 스페인 순례길에 한국식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

그 방송을 보면서 언젠가 나도 저들처럼 저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었다.

두 다리에 의지해서 묵묵히 한걸음 씩 걷다 보면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할 수 있겠지라며.

순례길을 걷기로 마음먹고 회사에 무급 휴가를 신청하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열심히 일했기에 가능한 휴가가 아닐까.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서 그녀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떠난 순례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

혼자 이겨내야 하는 길이지만 그녀는 동행했던 사람들 덕분에 기나긴 길을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다른 곳에서 만났다면 그저 스쳐 지나갔을지 모르지만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어느새 친구가 되어 서로를 위해준다.

지친 몸과 마음은 그들과 함께 하면서 조금씩 치유가 된다.

그렇게 한발 한발 또다시 오늘 주어진 길을 걸어간다.

작은 책이 주는 힘은 크다. 순간 바로 떠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해야 할 일과 지켜야 하는 마감이 없었다면 당장 떠났을지도 모른다.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그녀는 다시 이민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녀가 전해준 사람 냄새 가득한 순례길 경험이 앞으로 삶에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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