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음을 다해 디저트>는 여러 의미로 끝까지 읽기 힘든 책이었다. 식욕을 자극하는 달콤한 디저트 그림을 보고 있자니 꽤 많은 자제력이 필요했고, 눈물, 웃음, 감동을 안겨주면서 동시에 새삼 내 나이를 실감하여 내가 옛날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고. 마. 운. 책이기도 했다. 다이어트 중 가장 무서운 게 아는 맛이라고 했던가.책장을 넘길 때마다 등장하는 아는 맛에 죽을 맛이다.몇 번이나 읽다가 지갑을 들고 밖으로 나갈 충동을 억제하느라 힘들었다.평소에는 디저트를 즐기지 않지만 삶의 쓴맛을 느끼고 있는 요즘은 달달한 디저트가 간절하다. 살이 찌는 것도 싫고 운동은 더 싫기에 가급적 먹는 걸 자제하려는 편이다. 여행을 갔을 때는 예외지만. 김보통 작가가 전하는 달달한 디저트에는 인생의 다양한 순간이 담겨 있다. 어린 시절 풍경에서는 익숙함을 느꼈고 뜨거운 안녕을 했던 타국에서 맛본 초콜릿 케이크는 뭉클함을 전해준다. 불가리아의 요구르트는 시큼 달달함 이면에 있는 처참한 현실을 알려주고, 설탕과 소다로 만든 뽑기의 추억은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온 마음을 다해 달달한 디저트를 맛본 지금 조금은 후련해졌다. 초조함과 불안함, 익숙하지 않은 자유로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내게 잠시나마 쉬어가는 여유로움을 알려주었다. 내가 택한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마냥 해맑게 지낼 수는 없는 현실이다. 주어진 휴식조차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던 찰나에 다 잘 될 거라는 말을 건네주는 것만 같다.사실 소라빵을 뒤집어쓴 평온한 표지만 마냥 보고 있어도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읽으면서 웃고 울고 공감하고 떠나고픈 충동을 안겨준 책이다. 🍀“즐겁게 잘 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p.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