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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보러 왔어 - 알베르토의 인생 여행 에세이
알베르토 몬디.이세아 지음 / 틈새책방 / 2019년 5월
평점 :

내가 그를 처음 본건 한 예능 프로였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모여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어쩜 이 프로에 나온 외국인들은 다들 유창하게 한국말을 할까.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에서 온 알베르토는 유독 눈에 띄었다.
선한 인상에 사랑꾼인 그의 말 한마디에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책을 썼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았다.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스스로 길을 개척하며 중국으로, 한국으로 떠나온
이방인이 겪은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낯선 이가 전해주는 내 나라 이야기는 흥미롭다.
당연하게 여기며 살던 습관들이 다른 문화 사람들에게는 충격이라는 말로 표현할 정도로
파격적이기도 하고,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그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기도 한다.
안정적인 삶에 지루함을 느끼면서도 쉽사리 바꾸지 못했던 내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물론 그가 경험한 시간들이 평탄하지는 않았다.
중국어를 전공한 이탈리아인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한국에 왔을 때 느꼈을 그 막막함이란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영어를 잘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한국어는 물론 영어까지 공부해야 했던 그의 노력에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다.
국적도, 외모도 다른 이방인에게서 낯익은 우리 현실을 보게 됐을 때
내가 가진 부족함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느껴졌다.
우리는 모드 자신이 가진 것 이상으로 노력하고 연습하고 공부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 노력 끝에 알베르토는 사랑과 일과 가족을 낯선 한국이라는 땅에서 쟁취했다.
매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목표를 이루려 계획하는 그의 모습이 참 좋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이들이라면 알베르토의 이야기를 읽어보자.
그의 진심 어린 이야기 속에서 삶의 방향에 대한 작은 단서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