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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정하윤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3월
평점 :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한국 미술은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여겼다.
내가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0년 전 뉴욕에서 처음 현대 미술을 접했을 때부터다.
'모마(MoMa)'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앤디 워홀을 비롯한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보았을 때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후로 그림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때 이후로 가끔씩 미술관에 가곤 한다. 그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의 창작품을 보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혼자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나의 미술관 탐방길에 한국 미술은 매번 배제했었다.
그런 나의 선입관을 이 책이 단번에 깨주었다.
한국의 현대 미술사의 대표적인 작가들과 작품들을 당시 사회상에 덧붙여 전해주는 저자의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 책에 소개된 서른 명의 작가들 중 내가 알고 있는 이름은 딱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이미 익숙한 작가들 외에 25명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림을 볼 때면 직접 작가가 설명하지 않는 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난해한 그림을 볼 때면 도록을 보며 이해하려 하지만 그 역시 전시회 측에서 작성한 글일 뿐
작품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넘길 때가 많았다.
이 책은 작가가 어떤 사회적 배경에서 무슨 목적으로 그렸는지를 분석하여
작품의 풀이를 한결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준다.
한국 미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관심을 일깨워준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한다.
서양화의 흉내 내기가 아닌 한국의 색채가 함께 어우러진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한걸음 더 미술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봄날, 가까운 미술관으로 나들이를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