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죽은 빵도 살린다는 토스터가 있다.

앙증맞은 5cc 용량의 컵에 담긴 물을 토스터에 붓고 빵을 구우면 그 맛이 일품이란다.

어디 북유럽의 가전제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제품처럼 디자인도 심플하면서 깔끔하다.

브랜드 이름은 발뮤다. 토스터뿐만 아니라 이 브랜드의 커피포트까지

요즘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다. 그런데 발뮤다가 유럽 브랜드가 아니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내 마음을 훔쳤던 제품이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브랜드명부터 디자인까지 내 맘에 쏙 든 멋진 제품을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는 발뮤다의 창업자 테라오 겐의 인생이 담긴 책이다.

방황했던 어린 시절부터 실패를 거듭하며 파산 위기의 1인 기업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성장시킨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자기 계발서보다는 인생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라 생각한다.

물론 역경을 이겨내고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그의 이야기는 보통의 성공담처럼 보이지만 부모님의 이혼과 지중해를 따라 1년 동안 여행하면 경험한 인생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가 쓴 일기장을 훔쳐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혼 후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의 보험금으로 떠난 낯선 나라에서 그는 자신감을 얻었다.

성공이냐 실패냐가 아닌 생존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저자가 자신의 힘으로 발뮤다를 키운 것은 늦은 나이에 자신의 힘으로 도예가라는 인생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아버지의 DNA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학교도 중퇴하고, 방황 끝에 록스타가 되고 싶었지만 기획사의 재정 악화로 물거품이 되었다.

더 이상 후퇴할 곳도 없던 그는 우연히 디자인 잡지를 보게 된다.

그 우연한 순간 덕분에 나는 발뮤다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의 인생 스토리에서 내 인생을 돌아보았다.

나는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인생을 전부 걸었던 적이 있었던가.

누구보다 노력한다 자신하지만 내 안에서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까.

어쩌면 보이는 노력만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수많은 자기비판이 머릿속에 끊임없이 떠오른다.

이미 그는 자신의 손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그의 창의성과 도전 정신이 존경스럽다. 그리고 요즘 잠깐 방황했던 시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벌써부터 그가 만든 새로운 제품이 궁금해진다.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언제나, 누구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내 인생 전부를 걸었을 때에야 비로소 역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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