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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개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일 뉴스에서는 빙상계의 추악한 진실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꿈을 펼치고자 오늘도 구슬 땀을 흘리는 꿈나무들의 어둡고 슬픈 현실 속에서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이런 현실에 유소년 테니스에 뻗어 있는 검은 손의 정체를 밝혀내는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바로 어제까지 테니스계의 유망주였던 한 소년이 하룻밤 사이에 지옥 같은 현실로 추락했다.
이 사건은 썩을 대로 썩어버린 스포츠계의 민낯을 보게 되는 출발점이 된다.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룬다는 스포츠 정신은 사라진지 오래다.
가진 자의 마음대로 주무르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어린 소년은 앞이 보이지 않은
현실에 맞서 싸우기를 택한다. 물론 그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를 위해 변호가 임지선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다.
끔찍한 현실에서 그가 마주하는 건 어른들의 더러운 이기심뿐이다.
나는 그동안 화려하게 장식된 보여진 면만을 바라보고 전체를 판단했다.
진실을 향해 싸우는 어린 소년과 그가 속한 스포츠계의 추악한 본 모습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졌다.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자가 되어야 하며
그를 위해서라면 돈과 권력 등 더러운 수단을 마다하지 않는 나쁜 어른들.
어린 희생양은 진실을 마주했지만 꿈은 이미 갈가리 찢겼다.
나쁜 어른들은 또 다른 희생양을 찾을 것이다.
어디서부터 끊어내야 할지 모르는 끔찍한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진실을 마주했지만 씁쓸했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현실의 추악한 진실도, 책 속의 끔찍한 모습도 모두 사라질 그날을 기대해본다.
누군가의 마음을 헤집고 들어간다는 것은 부메랑을 던지는 것이다.
누구나 부메랑을 던질 수 있지만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다치는 것은 결국 자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