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의 청소부
박생강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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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동으로 여행을 떠오른다.
낯선 곳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언젠가 멋진 집에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직 그러진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그런 환상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이태원의 허름한 에어비앤비 숙소.
그곳에서 만난 게스트와 호스트의 예기치 않은 만남. 
전혀 모르던 두 사람이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허름했던 공간은 
따스한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한 그곳에서
서로를 알아가면서 표한 안정감을 느낀다.
게스트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라 그런지 읽으면서 내가 
마치 게스트인 양 그의 속 마음에 피식거렸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평범한 30대 회사원 게스트는
이케아 가구로 채워지고 후지며 계단에서는 악취가 나는 이 에어비앤비 후기에
별점을 1점 주며 후기 테러를 하려 했지만 마냥 어리고 순진하게 보였던 호스트가
얼마 전 출소했다는 이야기에 황급히 생각을 지운다.
이런 자잘한 상황 속에서 나도 모르게 유쾌한 웃음을 짓는다.
제목만 보고 여행에서의 로맨스나 낭만을 기대했지만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게스트의 일상에서 동질감을 느꼈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 둘의 모습에서 좋은 친구란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나도 이 두 사람처럼 온전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닐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으며 힘이 되어 주는 사람.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누군가가 내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황당한 만남이지만 두 사람의 그런 관계가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익숙하지만 낯선 곳에서 펼쳐지는 두 남자의 이야기에 모처럼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던 시간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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