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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 런치의 앗코짱 ㅣ 앗코짱 시리즈 1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바로 느껴지는 상사의 갑질.
도대체 어떤 상사길래 이런 말도 안 되는 갑질을 부리는 걸까.
작은 출판사 영업부에 파견된 미치코와 그녀의 상사 앗코짱.
'츤데레'같은 앗코짱의 모습이 귀여웠다.
살가운 말을 건네는 게 어색한 듯,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그녀의 말에
웃음이 난다. 이런 상사라면.. 조금은 회사 다닐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불과 1년 전에 내 모습도 생각나면서 멋진 상사를 만난 미치코가 부러웠다.
미치코와 앗코짱은 일주일 동안 점심시간을 바꾸기로 했다.
물론 일방적인 앗코짱의 지시로. 미치코는 정성이 가득한 도시락을
준비하고 앗코짱은 자신이 점심시간에 가는 식당과 점심 비용을
교환하면서 서로의 삶을 조금씩 맛보게 된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지루한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세상.
내가 살던 작은 공간에서 더 큰 곳으로 나아가면서 사회 초년생인
미치코의 생각도 조금씩 커져만 간다.
4편의 단편 소설이 모여 있는 이 책에 담긴 이야기 하나하나가
어쩐지 내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독립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솔직한 그녀들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그리고 멋진 왕자님을 기다리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더 좋다.
미치코 이야기에서 20대 초반 열정이 넘쳐흘렀던
나를 생각할 수 있었고, 비어 가든의 레미 이야기에서는 내가 잊고 있던
밝고 긍정적인 나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느새 활력도 잃고 삶의 목표도
흥미도 잊고 있었던 나였다. 다시 활기차게 살아야지 하면서도
아직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나였다.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 하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아직 남은 인생이 많다는 사실도 생각났다.
비록 20대의 체력은 아닐지라도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나만의
인생을 다시 살아가보자. 지나간 시간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니 이제는 그 일을 맘껏 하면서 내 인생을 살아가는 거야.
앗코짱처럼 당당하고 활기차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