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여자라는 이름으로 현재 이 땅에 살고 있는 그녀들.
9살 어린 소녀부터 90세의 할머니까지 그녀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이 한 권에 담겨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치열하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야기다. 
작가의 전작 <82년생 김지영>을 읽을 때도 여자로 살아가지만 이해 못 하는, 아니 불편했던 부분이 있었다. 자신을 당당하게 들어내지 못한 채 그렇게 수동적으로 살아야 했던 그녀의 태도에 답답함을 느꼈던
그때 그 기억이 이 책을 읽는 중에도 문득 떠올랐다. 

울 아버지 딸, 당신 아내, 애들 엄마, 그리고 다시 수빈이 할머니가 됐어. 내 인생은 어디에 있을까..

사회적 제도, 규범, 상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때 그녀들은 고통을 받는다. KTX 여승무원의 문제, 위계를 내세운 강압적인 폭력, 현시대의 사회 문제로 대두된 미투까지. 그녀들의 치열한 삶의 현실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하지만 이제 그녀들도 용기를 내야 할 때다.  용기라는 거,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진다는 건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내 기억 속에는 그녀들이 경험한 아픔이 떠오르지 않았다. 차별을 경험했지만 내가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고, 차별을 경험했던 순간에 내 목소리를 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더 이상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지워야 한다. 제대로 된 페미니즘이 필요한 때이다. 스스로를 여성이라는 틀에 가두지 말자.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인격체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자. 나를 포함한 이 책에 나온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내게는 조금 불편했던 그녀들의 이야기였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내 인생과 내 이름을 찾아서,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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