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킹 라이프 - [할인행사]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윌리 위긴스 외 목소리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before sunrise의 richard linklater 감독의 animation   [waking life]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들의 연속이다.

꿈을 꾸고 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분명하고, 현실이라 하기에는 너무 황당스럽다.

한 청년이 수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삶, 죽음, 꿈, 인간....

 

인간 최대의 실수는 살아있는 것이라고 누군가 이야기한다.

인간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꿈꾸고 있는 것이다.

문득 장자의 나비꿈이 생각났다.

내가 나비꿈을 꾸는 것인지 나비가 인간의 꿈을 꾸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던 장자의 이야기.

 

[waking life]는 서양 철학과 심리학, 정신 분석학, 그리고 생물학 등등 다양한 학문적 영역 속에서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현실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꿈일 지도 모른다는 것,

꿈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인간은 점점 퇴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꿈이 있기에 인간은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것,

인간의 꿈은 현재의 것이 아니라 수천 년전, 혹은 수만년 전의 것들이 되살아난 기억들의 조합이라고....

자유의지를 상실한 인간은 꿈을 상실하고, 세상에 종속되어 살아간다고....

이 모든 것들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되지 않는다.

[waking life]의 주인공인 청년은 깨어나지 않는 꿈에서 깨어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자신이 지금 서 있는 이 곳이 꿈 속인지 현실인지 분간하지 못한다.

 

꿈 속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날아다닐 수도 있고,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도 있고, 세상을 깨뜨릴 수도 있고, 혹은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켜져 있는 전등 스위치를 내려 전등을 끌 수 없다.

시계의 정확한 시간조차 분간해 내지 못한다.

일상 생활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은 해낼 수 있으면서도 일상 생활의 가장 손쉬운 부분은 결코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의 꿈이다.

 

우리는 꿈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다.

뜨거운 여름 날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개미처럼, 우리는 꿈을 잃어버린 채 현실에 얽매여 살고 있다.

꿈은 일종의 마음의 양식이다.

꿈을 꾼다는 것은 현실로부터 도망치려는 것이 아니다.

꿈 속의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인간은 새로운 진화를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가?

[waking life]를 보면서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생각했다.

전원 스위치를 on/off 해봤다.

작동될 때마다 불은 커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나는 지금 현실 속에 있다.

그렇다면 꿈 꿀 수 있는가?

무슨 꿈을 꿀 수 있는가?

혹시 일상의 손쉬운 일들을 할 수 있는 지금이 실제 꿈이 아닐까?

 

[waking life]의 마지막 장면, wake up!!!!

일어나라고, 꿈에서 깨라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명령하면, 꿈에서 헤어나올 수 있다.

그러나

내 마음 속에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나는 꿈 꾸고 싶다.....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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