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신영훈
사진 : 김대벽
조선일보사
광화문 사거리에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뒤로 우뚝하니 서있는 것이 경복궁이다. 한달에 서너 번은 지나치는 그곳에, 사실 들어가서 하나 둘 차근차근 볼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다. 지난 겨울 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날이 하도 좋다 하여 고궁 나들이를 가자며 결혼 하객들 몇몇과 함께 경복궁을 찾았다. 대목 신영훈 선생님이 경복궁에 대해 하신 이야기들을 떠올리려고 했지만, 워낙 세심한 설명에, 오히려 책을 가져올 걸 하는 아쉬움만 더 들었다.
그 날 근정전 앞뜰에서는 숙종 대왕 가례행차가 있었다. 뜻하지 않은 횡재였다. 하지만 그 때문에 경복궁을 제대로 볼 기회를 또 놓치고 말았다.
학창시절 사생대회라는 명목으로 누구나 한번쯤은 가본 곳이 경복궁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경복궁의 구석구석,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그 모습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를 확인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경복궁은 그저 문화재의 하나일 뿐, 마음 속의 정궁은 아닌 듯싶다. 이제는 더욱 가까워져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조성의 정궁 경복궁]을 읽으면서 자꾸 든다.
지금 경복궁은 보수 공사에 들어가서, 곳곳이 파헤쳐지고 있다.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조선의 정궁인 만큼 우리들의 마음 속의 중심인 경복궁이 모든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