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숲

dir. 송일곤 
photo. 김철주
cast. 감우성, 서정, 강경헌, 장현성 
115min. 

"그 숲에 가면 기억은 길을 잃는다."
우리의 머리 속에는 얼마만큼의 기억이 남아 있을까?
혹시 헝클어진 기억의 실타래 때문에 혼란 속에서 숨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린 시절,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한 기억 때문에 모든 기억의 실타래가 엉클어져 버렸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그 무언가조차 잃어버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인지 알 수 없는 숲의 미로에 갇혀 버렸다.
주인공 강민은 사고를 통해 엉클어진 자신의 기억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간다.
영화의 전개는 첫 장면에서 하나 둘씩 기억 속으로, 그래서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사실인지, 스스로를 통해 떠올리고 확인하도록 만든다.

거미 숲에는 사랑받아야 하고 기억되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한 영혼들이 모여 산다고 한다.
그 영혼이 자유롭게 되려면 사랑받고 기억되면 된다고 한다.
그 거미 숲에 강민이 사랑하는, 하지만 기억하고 있지 못한 유년의 기억이 영혼처럼 떠돌고 있다.

혹시 아멜리 노통브의 <적의 화장법>을 기억하는가?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적의 화장법>이 떠올랐다.
기억 속에서 나도 모르는 누군가와 끊임없이 싸웠다.
그런데 결국 내 싸움의 대상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스스로 가상으로 만들어낸 나와 진실 속의 나
두 개의 자아 속에서 나는 진실에 손을 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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