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홍기선

    촬영 : 오정옥

   배우 : 김중기, 안석환, 김종철

     103min / 2002

 

 

"나는 당신의 사상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그 사상 때문에 탄압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편에 서서 싸울 것이다." -볼테르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하는 영화 [선택]은 비전향장기수 김선명씨의 이야기이다.

1951년 10월 북한 정찰병으로 UN군에게 체포되어 1995년 8월 15일 형집행정지로 풀려나오기까지 43년 10개월간의 복역한 최장기 비전향복역수였다.

그저 모두가 가난하지 않고 평등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선택한 길,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선택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하나를 버리는 것이다."

그는 공산주의를 선택했고, 자본주의를 버렸다.

그의 양심이 그로 하여금 43년이란 긴 시간을 0.5평 남짓한 감옥에서 그 지독한 고문을 견디면서 살게 하였던 것이다.

이제 그는 이곳에 없다.

2000년 9월 2일 다른 62명의 비전향장기수들과 함께 북송되었다.

그는 지금 북한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가 0.5평 남짓한 감옥에서 그렇게 지키고자 했던 양심의 자유를 누리면서 살고 있을까?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그 양심이 있어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자유가 감옥 밖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자유, 즉 양심의 자유는 감옥 안에 있는 것이다. 그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감옥 안에 있어야 한다."

 

그에게 전향서를 쓰라며 지독하게 고문을 했던 이는 그저 땅이 있다는 이유로 빨갱이들에게 부모를 잃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단지 공산주의를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을 경찰에게 잃은 사람이었다. 누구의 선택이 옳고 누구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누가 잘 했고 누가 못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는 자신에게 운명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운명을 다시 선택할 수 있을까? 라고 했다.

다른 하나를 버리는 선택

그 어느 것도 옳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선택에 스스로의 양심을 걸고 지킬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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