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하고 여섯 명의 감독들이 옴니버스 방식으로 찍은 영화이다.부제가 if you were me 정말 내가 이렇다면?

첫 번째 시선 : 그녀의 무게
감독 : 임순례
촬영 : 김태한
배우 : 이설희
20min
실업계 고등학교 3학년 교실, 선생님들은 대놓고 몸매 관리를 해야 취업이 가능하다고 하고, 학생들 역시 다이어트와 몸매 관리를 공부보다 더 신경쓴다. 66kg의 예쁘지 않은 주인공, 다이어트도 해야하고 쌍커풀 수술도 해야 하는데... 돈을 벌기 위해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결국 한쪽밖에 할 수 없다. 마지막 장면, 지나가던 행인이 영화 촬영 장소에서 임순례 감독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저 뚱뚱한 아줌마가 정말 감독 맞아요?"

두 번째 시선 : 그 남자의 사정
감독 : 정재은
촬영 : 김병서
배우 : 진하은, 백종학, 변정수
18min
미래의 가상의 아파트. 모든 것이 규격화 되어 있어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그런 아파트. 그 아파트에 성범죄자로 명단에 올라간 한 남자가 산다. 한 꼬마 아이, 밤마다 요에 지도를 그리는 녀석, 어느 날 엄마는 그 아이에게 오줌을 싼 벌로 소금을 받아오라고 시킨다. 아이에게 퍼붓는 어른들의 말들. 아이는 소금을 얻지 못하고, 마지막엔 그 남자의 집 벨을 누른다.

세 번째 시선 : 대륙횡단
감독 : 여균동
촬영 : 김재홍
배우 : 김문주
14min
뇌성마비 정신지체 1급 장애자인 김문주가 직접 출연하여, 장애자에 대한 우리의 시선, 그리고 장애인들의 생각을 화면으로 옮겨 놓았다. 여러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음악감상시간'이란 에피소드, 지하철 역에서 휠체어 리프트가 작동하면서 들려오는 '엘리제를 위하여'.... 그 옆으로 빠르게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 점차 경쾌해지는 음악이 마음을 저미게 만든다. 지난 광화문에서 있었던 장애인들의 시위를 계기로, 김문주는 혼자 대륙 횡단을 시도한다. 바로 광화문 네거리를 걸어가는 것, 중간에 경찰에 위해 저지당하는 그의 뒷모습...

네 번째 시선 : 신비한 영어 나라
감독 : 박진표
촬영 : 김동은
배우 : 김제동, 동효희, 김수민
영어를 못하면 살 수 없는 세상. 엄마의 아이가 L과 R발음을 자유자재로 하길 바라는 마음에 혀 수술을 하게 된다. 치과에서 벌어지는 혀 수술 장면을 통해서 영어가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하고 있다. 수술 장면이 좀 잔인한 영화로, 마지막 자막에 초등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 진다. "지구가 내꺼였으면 좋겠다. 그러면 영어를 안 해도 되니까." 정말.....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다섯 번째 시선 : 얼굴값 face value
감독 : 박광수
촬영 : 김병서
배우 : 지진희, 정애연
12min
장례식장에 왔다가 주차장에서 잠이 든 잘 생긴 남자, 주차요원인 예쁜 여자와 말싸움을 벌인다. 서로 얼굴값이나 하라는 둥의 이야기를 나누다 밖으로 나왔는데, 장례식에서 영구 행렬이 나가는 데 사진 속의 사람이 아까 그 주차요원인 여자였다.
무슨 내용인지, 뭘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얼굴값이라고 하면서 모든게 허용되거나 무엇은 해야 하고 하면 안 되는가 등을 밝히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섯 번째 시선 :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감독 : 박찬욱
촬영 : 김병일
배우 : 찬드라 꾸마리 구릉
28min
네팔의 외국인 노동자 찬드라는 어느 날 지갑을 잃어버린 줄 모르고 라면을 시켜먹다가 행려병자로 오인되어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그녀의 네팔어를 그저 정신병자의 주절거림으로 알아들은 사람들은 6넌 4개월동안 그녀를 정신병원에 감금시킨다. 찬드라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의 외국인에 대한 모습은 모든 것이 편견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부끄러움이 앞서는 영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에서, 그렇게 한국에서 고생을 하고 네팔로 돌아간 찬드라의 맑은 웃음 속에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박찬욱 감독이 말한 아직도 끝나지 않은 평화와 사랑, 그건 바로 찬드라의 웃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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