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대이윤
로랑 캥트로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참으로 독특한 소설이다. 단체의 신곡을 가져왔다고는 하지만, 이제까지 읽었던 여타의 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어느 기업의 전략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회의장. 한 기업에 근무한다는 것 하나만을 제외하고, 전혀 다른 열한 사람이 모여 있다. 오전 11시 회의가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오후 1시에 회의가 종료되는 그 시점까지, 사실상 각 장의 주인공들은 회의 중 한마디도 꺼내지 않는다. 하지만 두 시간 여의 회의는 계속 진행된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듯 싶으면서도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는 회의, 그 속에서 사람들은 회사의 이윤 창출을 위한 전략을 짜는 듯 보이지만, 결국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이윤을 창출해낼 것인가하는 자기 고민에 빠져 있다. 한 사람이 다른 열 사람에 대해 판단하고 또 다른 사람이 그것을 반복하면서 화자 자신의 삶을 평가하거나 변명하거나 옹호하고 있다.

처음에는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어.... 라는 생각이 든다. 낯설은 전개구조, 그리고 개방적인 표현들(?). 하지만 읽다보면, 맞아맞아!!!를 연발할 수밖에 없게 된다. 더욱이 거대한 대기업의 일부인 주인공들처럼, 이 거대한 사회의 일부일수밖에 없는 내 삶이 그들의 모습에 투영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자기 연민과 자기 변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내 삶의 극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저 알리기에리처럼, 행복해하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 내 삶에 대한 전략회의를 짜야 되지 않을까 싶다.

자, 지금부터 내 삶에 대한 전략회의의 시작이다. 그런데 종료는 언제쯤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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