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미술관 - 인간의 욕망과 뒤얽힌 역사 속 명화 이야기
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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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과 뒤얽힌 역사 속 명화 이야기

부의 미술관

저: 니시오카 후미히코 역: 서수지

출판사: 사랑과나무사이 출판일: 2022년 3월31일


마틴 루터로부터 촉발된 종교개혁은 중세로부터 이어온 회화의 경향을 크게 변화시켰다. 엄격한 개신교 신자들은 회화를 우상으로 단정하여 성상을 파괴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다시피 17세기 네델란드에서 유행한 회화의 흐름에서 큰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 지금까지 회화의 주요 수요를 차지했던 교회와 왕실 대신에 일반 시민들이 예술작품의 구매자가 된 것이다. 그러한 변화는 17세기 동안 그려진 그림이 무려 600만점 이상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페르메이르의 작품과 렘브란트의 초상화를 보면서 감탄한다. 당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그렸다. 이전의 교회나 왕실에서 주문한 그림과는 전혀 다른 대상이다. 이제 사람들은 서로 비용을 부담하여 단체로 초상화를 그리기도 한다. 그림은 이제 일반 시민의 집을 장식하는 대중적인 것이 되었다. 페르메이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을 보자. 이 그림은 페르메이르 집안의 3년치 빵 값을 대가로 그려졌고, 빵집에 걸려 오늘날의 광고와 같은 역할을 했다. 물론 100%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는 잘 알려져 누구나 알고 있다. 수많은 대가들이 떠오른다. 미켈란젤로, 다빈치, 라파엘로 등. 그들이 심혈을 기울여 그린 수많은 그림을 나 역시 유럽여행을 했을 때 본 적이 있다. 현대와 같은 수많은 미디어가 난무하는 시대에도 그 그림들은 영감을 주고 감동을 자아낸다. 문득, 그 그림이 완성된 당시에는 어땠을까? 아마도 수많은 사람들이 심장이 멎을 것 같은 충격과 성스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교회가 주문한 그 그림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고, 일종의 프레젠테이션과 같이 신앙심을 불러일으키는 도구였다. 


미술재료의 변화를 동산으로의 회화, 부동산으로의 회화라는 관점에서 본다는 것이 신선했다. 사실 캔퍼스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이전에는 회화는 벽화가 주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주로 왕권과 신앙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선전도구로 사용되었다고 보면 되는데, 캔퍼스와 유화의 등장은 쉽게 소지하고 옮길 수 있는 형태의 회화를 발명시켰다고 할 수 있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지만, 모나리자가 그렇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목판에 그려진 모나리자는 동산의 회화, 따라서 개인이 소지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지 못하는 것이다. 


나폴레옹을 그린 그림을 아마도 적어도 2개 정도는 기억할 것이다. 하나는 나폴레옹의 대관식, 알프스 산맥을 넘어가는 백마 탄 나폴레옹. 군주가 아닌 일개 장군이었을 때 조차, 나폴레옹은 화가를 대동했다. 아마도 미디어를 잘 이용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던 영리함이랄까? 앞에서 이야기를 한 것 처럼, 회화는 단순한 예술로의 기능 뿐만 아니라 선전의 기능을 수행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사실, 회화와 관련된 책들을 몇 권 읽으면서 그림의 경향, 변화에 대한 연대기적 이야기를 접한다. 그리고 그 과정의 마지막은 주로 인상주의로 흘러간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모네, 마네, 고흐, 고갱과 같은 화가의 작품은 천문학적 가격을 자랑한다. 하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는 조롱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그림들의 예술적 가치를 사람들은 알고 있었던 것일까? 사실 그러한 의문을 가진 것은 꽤 된 것이지만, 내가 그것을 파악하기란 어려웠다. 결국 사후적 평가를 접하고 그 작품이 가지는 예술성을 다시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미술상인 뒤랑뤼엘의 전략, 즉 마케팅 전략의 힘을 알았다. 사실 많이 놀라운 일이었다. 그가 구시대의 유물과 같은 왕실문화의 대표인 ‘금테 액자’와 ‘카브리올 레그’를 활용했다는 사실. 유럽과 같은 전통과 귀족계급을 가지고 있지 못한 신흥 부국인 미국인 부자들에게 인상주의 회화를 초고가 상품으로 마케팅 했다는 것은 사실 많이 놀라운 사실이었다. 회화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사실을 알려주는 책은 없었다. 


생각해보니 왜 미국에 인상주의 작품이 그렇게 많은 지를 알 수 있었다. 에밀 졸라의 소설에 왜 그의 친구인 세잔이 그렇게 분노했는 지도 알 것 같았다. 에밀 졸라는 이러한 미술계의 세태를 참으로 실랄하게 비판했고 세잔은 자신을 빗댔다고 생각한 것이다. 문득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NFT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NFT는 정말로 그 가치가 있는 것인가? 개인적으로 나는 그 가치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말해야겠다.  


예술작품에 대해서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주관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이든 당신에게 어떤 영감과 통찰력 혹은 감동이든 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을 것이다. 회화를 볼 때, 그 작품 자체의 의미도 중요하고 그 기교와 기법도 중요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가지 그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도 알아야만 할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그 작품이 지니는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알기 위한 필수적인 최소한의 노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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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불 선진국 - 연대와 공존, 사회권 선진국을 위한 제언
조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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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불 선진국 

연대와 공존, 사회권 선진국을 위한 제언 

저: 조국 

출판사: 메디치 출판일: 2022년 3월25일 


진중권 교수가 했던 이야기 중에서 잊히지 않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 근대사의 중요한 두 개의 서사가 이제 끝났다는 것, 즉 근대화와 민주화가 그것이다. 물론 이것에 대해서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한국이 이룬 놀라운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진국 대비하여 취약하다는 반응이 하나일 것이다. 또 다른 목소리는 형식적 민주주의를 달성했을 뿐, 여전히 우리 주변의 수많은 부조리를 본다면 민주화는 달성되지 않았다는 비판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우리의 근대화와 민주화에 있어서 미완인 부분이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제는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서사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맞다고 본다. 나는 이 두가지 서사가 이미 낡았고 진부하다고 본다. 우리가 이룬 성취를 바탕으로 보다 진보하고 성숙한 구호를 외칠 시기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 조국 교수의 제언은 적절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사회권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다. 


서문에서 조국은 사회권을 이렇게 말했다. “노동, 주거, 복지, 생계, 의료 등의 분야에서 사회, 경제적 약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고. 우리가 이룬 성취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단순히 국뽕이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보아야만 한다. 그러면 우리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을 가지고 있고 문화적으로는 한류를 통해서 영화, 음악 등에서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삶을 본다면, 권위주의 정권에서 태어나서 교육받았으며 이후 급격한 경제발달을 목도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때는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인한 성과가 최고조로 달하며 한국도 동반 성장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양적, 질적으로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가 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내 스스로는 오늘날 우리가 이룬 성과에 대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 자신이 그러한 성과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책의 제목 ‘가불 선진국’은 여러 모로 의미가 깊었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우리는 선진국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뛰어갈 때 우리는 사회에 얼마나 많은 빚을 남겼는가? 인권은 빈번히 무시되고, 해묵은 낡은 정치적 구호들이 난무했다. 약자에 대한 보호나 사회적 연대는 약했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가 이러한 빚을 내서 이룬 선진국이라는 위치를 어떻게 하면 공평하고 정의롭게 만들 수 있는가? 우리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존엄과 행복을 누려야만 한다. 우리 모두 그 빚을 갚자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기록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수많은 노력과 결과 그리고 한계까지. 나는 이러한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러한 작업 후에 비로서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될 바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작업들이 어떤 낡은 정치적 구호를 위해서 이뤄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을 생각해보면, 저자가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우리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언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정치적 대립이라는 낡은 틀로 지양되면 안된다고 본다. 


뒤이어 말하자면, 진중권 교수가 이야기를 한 두 개의 서사가 이미 끝났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될 새로운 비전을 모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쩌면 기득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입으로는 시민을 위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직업적 정치인이 이제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문득 이번 지방선거에서 몰락한 정의당을 생각한다. 매번 똑 같은 인물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것을 보면서, 나는 정치 지도자라 하는 그들도 어쩌면 가짜 구호를 외치는 기득권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 책을 쓴 저자의 책을 처음 읽었고, 그가 쓴 글이 참으로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했다. 이전에 읽었던 조귀동의 ‘세습 중산층 사회’가 생각났다. 그는 양보와 공정이 아니라 의무와 공평이 지금 한국사회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 가장 분명하게 요구되어야 할 것의 하나가 기회의 평등이라고 이야기했다. 젊은 세대가 이 책의 저자에게 실망한 것은 본인이 속한 세습 중산층이 그 격차를 능력의 차이로 포장하고 자신의 자녀들에게 적극적으로 계층 지위를 물려주려고 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나는 우리가 앞으로 가야 될 길에 대한 이 훌륭한 제언에서 더 이야기를 해야 될 부분이 반드시 있다고 본다. 그것은 사회권이 반드시 앞으로 성취되어야 할 부분임에도 결국 사회적 계층의 이동이 가능하게 해야 된다는 것, 그것이 단순히 부모 세대에 의해서는 세습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실망한 것은 근대화 혹은 민주화의 구호를 외친 들, 그들이 본질적으로 같은 부류들이고 똑같이 속물이라는 것을 깨달었다는 것이 아닐까? 전문가는 많을 지라도 지식인은 없는 그런 사회가 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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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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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Why Fish Don’t Exist)

저: 룰루 밀러 (Lulu Miller) 역: 정지인

출판사: 곰출판 출판일: 2021년 12월17일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Why Fish Don’t Exist)’을 읽고 싶었던 것은 순전히 마크 쿨란스키의 ‘대구(Cod)’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인간의 탐욕에 의해서 파괴된 해양생태계와 생선의 종말. 폴 그린버그의 ‘포 피시(Four Fish)’ 그리고 찰스 클로버의 ‘텅 빈 바다(The End of the Line: How overfishing is changing the world and what we eat)’를 읽었고, 여기서 많은 통찰력을 얻었다. 마찬가지로 룰루 밀러의 이 책을 통해서 한동안 내 관심에서 멀어진 해양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룰루 밀러가 과학 전문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것과 책 제목에서 오해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기대한 책 내용은 아니지만, 오늘날 세계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는 그녀가 말한 대로 혼돈에 빠져 있을 지도 모른다. 문득, 열역학법칙, 제러미 리프킨의 ‘엔트로피(Entropy:A New World View)’가 생각났다. 어린 시절 저자는 아버지에게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녀의 아버지의 대답. 신이란 없고, 우리는 광활한 우주에 있어서 그저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는 사실. 


어쩌면 우리는 혼돈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평생을 그 혼돈 속에서 질서를 부여하고자 했던 사람이 있다. 그녀가 아마도 데이비드 스타 조던(David Starr Jordan)에 관심을 가진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대지진으로 인해서 데이비드 조던이 많든 수많은 어류 표본들이 바닥에 떨어지고 흩어졌다. 최악은 표본의 이름이 다 떨어져 나가, 표본을 구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표본에 이름표를 하나하나 달기 시작했다. 그러한 시련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이 사건은 어쩌면 그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을 그의 인생 전반에 대한 탐구로 확대했다. 룰루 밀러는 자기 인생의 혼돈을 어쩌면 그를 등대 삼고자 했을 지도 모른다. 독실한 청교도 집안 출신의 이 학자의 어린 시절은 여러 사물에 집중되었는데, 어린 시절에는 별을 조금 컸을 때는 들판의 꽃과 식물로 향했다. 이름 중간에 Starr를 넣은 것을 보면 그가 낭만적 성품의 상냥한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의 인생의 변화를 가져올 일이 생긴다. 


유명한 박물학자인 루이 아가시(Louis Agassiz)의 페니키스 섬에 열었던 자연사 수업이었다. 아마도 데이비드 조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계기가 이것이 아니었을까? 아가시는 말 그대로 섬의 선지자로 그에게 다가왔다. 처음으로 물고기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를 분류하고자 하는 욕망을 느꼈던 것 같다. 생명의 나무에서 각 생물이 차지하는 위계적 위치를 파악하고 인간의 위치를 드러내고자 했을 것이다. 그것은 심오한 일, 말하자면 독실한 청교도적 가치관에서 보자면 신성한 일이었다. 


그의 스승 아가시가 끝까지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프랜시스 골턴이 주장한 우생학도 받아들였다. 그는 열렬한 추종자의 한 명이 되었던 것이다.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고자 했던 그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생명의 나무에서 각 존재는 우열이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가장 고귀한 사람이 신과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사회를 좀 먹고 열등하게 만드는 자격 미달자들은 사라져야만 한다. 


아가시와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게 있어서 생물은 도덕적 형태까지 포함하여 언제든지 퇴보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가 장애인, 정신병자, 행실이 좋지 못한 사람들까지 포함한 부적격자에 대한 공포를 어떻게 느꼈을 지를 알 것 같다. 오늘날 우리는 어두운 미국의 과거에 대해서는 들춰내지 않는다. 우생학을 받아들인 독일보다도 먼저 미국은 이러한 부적격자들에 대한 불법적인 불임시술을 자행했다. 그들에게 이것은 과학적인 방식이자 해결책이었고 도덕적으로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믿기 힘든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여전히 생존해 있는 피해자를 찾아갔다. 할머니가 된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불법적인 불임시술이 시행된 곳도 찾아간다. 그곳은 이미 폐허가 되어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 되었다. 아가시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다양성을 혼돈으로 혐오했을까? 그들은 고귀한 어떤 순수함을 찾았을까? 진화론을 받아들였지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다윈을 오해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생명이 진화를 하기 위해서는 순수한 한 종만을 남기는 것이란 오히려 해로운 것이니까. 


오늘날 우리가 어류라고 하는 단어로 수많은 해양생물을 간주하는 것은 어쩌면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 아가시의 편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다양하고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생물들을 물고기로 분류했던 것은 다양성을 무시하고 존재하지 않는 위계구조를 만들고자 했던 노력이 아닌가? 비로소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Why Fish Don t’ Exist)’말이다. 


다시 어린 시절, 저자가 아버지에게 했던 삶에 대한 질문에 답해보자. 냉소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관용과 배려, 연대를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룰루 밀러가 스스로에게 외쳤던 말이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중요하다. 성소수자이기도 한 그녀에게 있어서 그 말은 아마도 세상을 향해서 힘차게 외치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이 책을 우연하게도 내 착각으로 접하게 되었지만, 내게 남기는 여운이 정말 컸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꼭 말하고 싶다. 한번 시간이 된다면 반드시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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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 새로운 세상을 꿈꾼 25명의 20세기 한국사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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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꿈꾼 25명의 20세기 한국사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저: 강부원 

출판사: 믹스커피 출판일: 2022년 5월18일 


잠깐의 뒷걸음이 있더라도 역사는 진보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득 헤겔이 생각났다. 이전에 읽었던 구광모의 ‘세계정신의 오디세이’에서 그는 헤겔의 철학은 이성이 온갖 역경을 헤치고 자유를 찾아, 이성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오디세이의 모험이라고 말했다. 나는 역사라는 그 과정은 결국 우리가 자유를 성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우리가 도덕적인 당위성을 쟁취하는 것에 다름없다고 보았다. 물론 빈약한 내 감정에 기초한 해석이었지만.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세상에 저항한 사람들을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그들이 추구했던 그 가치는 앞에서 내가 이야기했던 의미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았다. ‘정의를 위하여’에서 강남순 교수는 인문학을 이렇게 정의했었다.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확장을 위하여 약자들과의 연대 및 사회적 책임의 의미를 인식하게 하는 것이, 바로 비판적 저항으로서의 인문학이다’라고. 이 책을 읽으며 만났던 25명의 인생을 돌이켜보니 결국 인문학이 추구하는 바가 결국 우리가 보편적으로 가져야 될 사명이라고 본다면 그들의 인생을 기꺼이 표현할 수 있는 문구가 아니었나 싶었다. 


서문에서 이들 25명이 추구했던 가치를 자유와 평등, 여성해방과 노동해방,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등. 그리고 결국은 그들의 목적이 공동체의 사랑과 평화와 행복이라는 것을 돌이켜보면 강남순 교수가 인문학이 추구하는 그 가치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세속적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배금주의가 판을 치는 오늘날에 이들과 같은 위대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온전히 모든 것을 버리고 집중할 수 있는가? 그렇게 질문을 던진다.


박열과 같이 잘 알려진 인물도 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된 대부분은 잊힌 경우가 많다. 책을 읽으며 그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다양한 사람들의 스펙트럼 속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인생을 만난다. 권위주의 정권 속에서 소외된 자들의 분노를 ‘무등산 타잔’인 박흥숙의 안타까운 사연을 읽는다. 살인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지만, 고도 성장의 한 가운데서 외면당한 철거민의 모습이 눈에 떠오른다. 가난한 자들과의 연대, 사회적 책임의 의미. 우리가 욕망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다면 어땠을까?


무솔리니 체제에서 저항운동을 펼쳤던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는 말했다. ‘나는 무관심한 자들을 미워한다’라고. 우리가 이 책에 있는 사람과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이 진보한다는 믿음, 우리가 선한 가치를 공유하고 사랑과 행복, 평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거기에는 어쩌면 현대에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그러다가 우리는 어떤 위대한 가치를 온 몸으로 느끼며 거대한 힘을 일으키는 한 일원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냥 빈 말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보다 더 구체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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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석으로 발견한 상위 5% 리더의 습관
고시카와 신지 지음, 김정환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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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분석으로 발견한 

상위5% 리더의 습관

저: 고시카와 신지 역: 김정환 

출판사: 밀리언서재 출판일: 2022년 5월10일 


새로운 기술의 대표적인 예가 AI(인공지능)이다. 초고속 네트워크에 연결된 개인용 단말기를 통해서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데이터로 전환된다. 이렇게 수집된 광대한 데이터는 초고속 처리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빠르게 분석된다. 사실 이미 우리의 소비패턴은 체계적으로 데이터로 수집되고 분석되어 맞춤형 서비스의 토대가 된다. 그러한 연장선 상에서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기업에서의 리더의 행동패턴을 분석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저자가 대표로 있는 컨설팅 회사 ‘크로스리버’는 상위5%에 해당하는 리더의 행동패턴을 조사하기로 했다. 그 방식으로는 AI를 활용한 것이었고 그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온라인 회의 녹화 데이터, 어플리케이션 사용 이력과 같은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조사하고 전처리하였고, 문자데이터와 문자화된 음성데이터에서 텍스트 마이닝을 실시했다. 인지 API와 감정 인식 API의 AI서비스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8 종류의 감정으로 분류했다. AI 머신러닝을 이용, 상위 5% 리더의 행동패턴과 규칙을 발견했다. 


그 결과물을 정리해서 책으로 출간한 것이 이 책이다. 사실 나 역시도 회사에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 상당히 관심이 갔다. 조직관리에 대해서 미숙했기 때문에 사실 처음에는 수많은 실수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고 아쉬운 일 뿐이다. 물론 지금도 내가 잘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이제는 실무진의 입장에서 벗어나서, 팀원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그들이 주체성을 가지고 자주적인 판단을 하길 바란다. 


AI분석으로 탄생한 이 책에서 상위 5% 리더의 습관, 즉 그 모습은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을 빗대서 생각해보면 나 자신은 일반 리더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리더가 된 초반에 별 생각없이 저질렀던 수많은 실수를 지금은 반성하고 고치고 있으니 아예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희망도 좀 가져본다. 그리고 내가 직접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과 할 일이 조금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팀의 향후 목적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한다. 기준과 목표를 함께 고민하고 그것을 수립하면 팀원을 믿고 스스로 그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그 방법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말을 아끼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모든 것을 다 알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신뢰라는 바탕. 팀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일하며 성취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다. 자신의 말을 줄이고 듣는다. 답을 알려주려고 하지 말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생각해보니,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드니 스스로에게 참 아쉬운 마음뿐이다. 앞으로 얼마나 리더의 자리에 있을 지는 나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팀원들이 지시와 결정을 기다리게 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는 주체적 존재가 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개인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행동하고 싶다. 


진정한 리더십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이 책을 일독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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