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슈퍼 乙 전략
전병서 지음 / 경향BP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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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슈퍼전략

: 전병서

출판사: 경향BP

출판일: 2023510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MBA 대학원의 수업 중에 전병서 교수의 중국 관련 강의를 본 적이 있다. 10여 년 전에 그가 쓴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이라는 책이 읽은 적이 있다. 비슷하게 중국을 다룬 다른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그가 쓴 이 책은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이번에 우연히도 한국 반도체 슈퍼전략이라는 책을 집어 들고 다시 그의 이름을 발견했다. 중국 전문가로만 알고 있던 그가 반도체 산업에도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날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은 전부 막대한 반도체가 필요한 것이다. 이렇나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안보 상품이 되었다. 기술적으로 빠르게 미국을 따라잡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미국은 중국의 기업들을 제재 대상으로 하고 첨단 반도체 수출을 금지함으로써 패권 우위를 지속하고자 한다.

미국과 서구 기업의 전략은 기술 개발과 유통은 자신들이 우위를 가지고, 생산은 아시아를 비롯한 국가에 맡김으로써 고정비용을 최소화하여 ROE를 높임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누렸다. 대표적인 IT 기업인 애플은 실질적인 제조행위를 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서 반도체 산업의 가치 사슬에서 특히 제조에 있어서는 미국은 전체 사슬에서 12%만 차지할 뿐이다.

이러한 전략은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현명한 전략으로 평가받았지만, 코로나를 거치며 중국의 빠른 추격을 받는 가운데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님이 밝혀졌다. 이러한 배경을 생각하면, 미국 정부가 반도체 법과 IRA법을 통해서 추진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그것은 반도체 생산 내재화(Chip Inside)를 통해서 반도체 제조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에 투자하는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붓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세계적인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는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동북아시아에서 동일한 공장을 건설하는 것보다 공사비는 거의 4,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의 원가는 50~100% 비쌀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 기업의 민감한 기밀까지 제공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대만과 한국의 기업이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면, 이를 운영하기 위한 기술자들이 대거 주재해야 하며, 이들은 자연스럽게 미국의 인재풀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또한, 보조금을 미끼로 기술자료를 대거 습득함으로써 미국은 그들이 원하는 반도체 가치 사슬과 공급망에 있어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반도체 법과 IRA법이 중국만을 겨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국과 대만 기업이 또한 그 목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견제를 위해서 중국 시장을 버리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서 반도체가 아주 필요한 전기 자동차를 보더라도 중국 시장은 미국의 시장의 6배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저자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봉쇄는 실익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언론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관련 업체의 폐업률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폐업률은 8.6%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반도체 기업 중에 지금까지 위기에 빠진 업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기술 수준도 어느 정도까지는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가이드를 보면 이것이 보이는데, Dram18nm, 낸드는 128, 로직은 14~16nm가 그것이다. 대략, 한국과 대만의 선도 기업과 비교해서 짧으면 1~2년 길면 5~7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국 기업의 기술 수준이 낫다고 헐뜯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서운 속도로 국가 전체적으로 반도체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노광기, 식각장비 등과 같은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반도체 산업은 안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향후 패권을 쥐기 위한 필수가 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가? 냉전적 사고방식을 통해서 중국을 배제하면 안 된다. 중국 시장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므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은 이어가야 한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통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나, 최첨단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선도적인 기술 개발 투자에 대규모로 투자함으로써 초격차를 실현해야만 한다. 한국은 Dram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나, 첨단 파운드리 산업에서는 대만의 TSMC에 비하여 1/3에 불과하다. 예들을 들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하면, 결국 경쟁자인 고객사들은 껄끄럽다.

그렇다면, 저자는 파운드리 사업의 지배구조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해서 독립시키며 경영은 삼성이 하지만 국민+연금+삼성이 1/3씩 지분을 갖는 주주 구성으로 삼성이 아닌 KSMC(Korean Semicondutor Manufacturing Co.,)를 만들어서 국가적 산업으로 키우자는 구상이다. 또한, 국가산업인 만큼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파격적인 조세 편의와 인재 조달을 하자고 말한다.

책을 읽은 후, 단순히 반도체 산업에 대한 현황과 전망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위기와 연계된 저자의 통찰력에서 얻는 바가 많았다. 이 책은 현재 상황을 반영했으므로 시사성이 강하다. 따라서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빨리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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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0-16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첨단기술의 유출을 방지해야 한다는 사실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삼성 출신 임원이 중국의 회유(거액의 월급과 인센티브)에 귀가 솔깃해 짝퉁 삼성 공장까지 건설하려다가 기술유출사건으로 드러났으니,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의리없는 인간을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게 정말 쉬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