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갯길 / 김종길 시골 옛집 앞을 지나 뒷산 등성이를 오늘은 상여(喪輿)로 넘으시는 아버지. 낯익은 고갯길엔 마른풀 희게 우거졌고 이른 봄 찬 날씨에 허허로운 솔바람 소리. ―아버지, 생전(生前)에 이 고갯길을 몇 번이나 숨차시게, 숨차시게 넘으셨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