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별곡(翰林別曲) / 한림제유
 


 


 

유원순의 문장, 이인로의 시, 이공로의 사륙변려문,
이규보와 진화의 쌍운을 맞추어 써 내려간 글,
유충기의 대책문, 민광균의 경서(經書), 해의(解義), 김양경의 시와 부,
아, 이러한 분들이 모두 모여 시험을 치는 고아경,그것이 어떠합니까?
금의가 배출한 죽순같이 많은 제자들
아아, 나까지 몇 분입니까?

당서와 한서, 장자와 노자, 한유와 유종원의 문집,
이백과 두보의 시집, 난대영사들의 시문집, 백락천의 문집,
시경과 서경, 주역과 춘추, 대대례와 소대례.
아 이러한 책들을 주석까지 포함하여 내쳐외는 광경이 그 어떠합니까?
대평광기 새벽여 권을,
아 열람하는 그 광경이 어떠합니까?

진경서, 비백서, 행서와 초서
전서와 유문,과두문, 우서와 남서,
양수필, 서수필 비스듬히 들어,
아, 찍는 광경 그것이 어떠합니까?
오 선생과 유 선생 두 선생이
아, 붓을 들어 글을 써 내려가는 광경, 그것이 어떠합니까?

황금주, 잣을 섞어 빚은 술, 솔잎을 넣어 빚은 술, 단술,
댓잎 삶은 물로 담근 술, 배꽃 넣어 빚은 술, 오갈피 삶은 물로 담근 술,
이렇게 좋은 술들을 앵무새의 부리 같이 만든 술잔, 호박으로 만든 술잔에 가득 부어,
아, 윗사람에게 권하는 광경 그것이 어떠합니까?
유영과 도잠 두 신선이
술에 취한 광경 그것이 어떠합니까?

붉은 모란, 흰 모란, 질붉은 모란,
붉은 작약, 흰 작약, 질붉은 작약,
능수버들과 옥매, 노란 장미와 자줏빛 장미, 지란과 영지와 동백,
아 어우러져 핀 광경, 그것이 어떠합니까?
합환죽과 복숭아꽃 고운 두 분이
아, 서로 비친 경치 그것이 어떠합니까?

아양이 타는 거문고, 문탁이 부는 피리, 종무가 부는 중금,
기생인 대어향과 옥기향이 타는 쌍가야금,
금선이 타는 비파, 종지가 타는 해금, 설원이 치는 장고,
이 밤을 새워 노는 광경, 그것이 어떠합니까?
기생 일지홍이 비스듬히 부는 피리 소리
아, 듣고서야 잠들고 싶습니다.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의 삼신산,
이 삼신산에 있는 홍루각의 미녀,
아름다운 여인이 비단 장막 안에서 구슬로 만든 발을 반쯤 걷어올리고
아, 오호를 바라보는 광경, 그것이 어떠합니까?
푸른 버들과 대나무를 심은, 정자가 있는 언덕에서
아, 지저귀는 꾀꼬리가 반갑기도 하구나.

호두나무, 쥐엄나무에
붉은 실로 그네를 맵니다.
당기시라, 미시라 정소년이여.
아, 내가 가는 곳에 남이 갈까 두렵다.
옥을 깎은 것처럼 고운 두 손길에,
아, 손을 마주 잡고 함께 노는 풍경. 그것이 어떠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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