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언덕에 / 신동엽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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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4ㆍ19 혁명의 영령을 기린 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울고 간 그의 영혼'이라는 구절의 '그리운 그'는 아마도 불행한 삶을 살다 간 한 젊은이(4ㆍ19 혁명의 희생자)로 짐작된다. 시적 화자는 그리운 그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는 없어도 그가 자신의 얼굴과 영혼을 닮은 꽃, 그의 숨결이 느껴지는 노래로서 산에 언덕에 부활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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