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 유치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理念)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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