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방길 / 유재영 

 

어린 염소  

등 가려운 

여우비도 

지났다. 

 

목이 긴 

메아리가 

자맥질을 

하는 곳 

 

마알간 꽃대궁들이 

물빛으로 

흔들리고. 

 

부리 긴 

물총새가 

느낌표로 

물고 가는 

 

피라미 

은빛 비린내 

문득 번진 

둑방길 

 

어머니 

마른 손 같은 

조팝꽃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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