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ㆍ포도ㆍ잎사귀 / 장만영 

 

순이(順伊), 벌레 우는 고풍(古風)한 뜰에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 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 바다 물처럼 

푸른 

가을 

밤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고웁다.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포도 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호젓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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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밤, 달빛이 비치는 뜰의 모습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하고 있다. 포도와 그 잎사귀들에 스며드는 싱그럽고 호젓한 달빛은 생명력과 미적인 생성력을 함축하며, 고요하고 애수어린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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